김재열 선수단장은 23일(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의 코리아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회를 결산했다. 한국은 전날까지 금메달과 은 3개씩, 동메달 2개로 종합 13위에 올랐다. 더 이상 메달 가능 종목이 없어 사실상 이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김 단장은 "우선 목표 달성에 실패한 데 대해서는 선수를 대표 단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그러나 긍정적 면을 보면 선수들이 경기장에서는 당당하고 마지막까지 최선 다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총평했다.
빙상뿐 아니라 설상, 썰매 등 다른 종목도 가능성을 보인 점에 대해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김 단장은 "새로 출전한 컬링, 비활성화된 종목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 "평창올림픽 개최국으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성적도 언급했다. 김 단장은 "컬링이 3승6패의 성적을 거뒀고 썰매도 많은 팀들이 선전했다"면서 "스켈레톤 윤성빈이 입문 2년 만에 16위의 성과를 냈고 모굴스키 취재우도 10위로 사상 첫 본선에 올랐다"고 칭찬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기도 한 김 단장은 이번 대회에서 불거진 연맹에 대한 질타를 달게 받았고, 개선을 약속했다. 김 단장은 "연맹 회장으로서 소통 잘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더 잘할 부분도 충분히 있을 것"이라면서 "머리를 맞대고 잘 하는 부분, 개선할 부분이 무엇인지 공정하고 합리적인 부분이 무엇일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로 귀화한 이른바 안현수 사태에 대해서도 "연맹은 항상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선수를 선발하려고 노력하겠다"면서 "문제 제기가 됐으니 잘 하고 있는지 개선점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발 문제가 쉬운 것은 아니다"면서 "공평성과 경기력을 같이 봐줘야 하는데 어느 것이 정답인지 장단점이 있어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아가 은메달에 머문 피겨 여자 싱글 판정과 관련해 연맹의 대처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김 단장은 "국제연맹에 대한 이의 제기와 관련해서는 연맹 규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의 제기와 관련해서는 연맹 규정이 까다롭게 돼 있다"면서 "지금까지 그랬듯 숙지하고 앞으로도 적합한 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선수로는 쇼트트랙 여자 간판 박승희(화성시청)를 꼽았다. 여자 500m 결승에서 상대 선수에 밀려 넘어지며 금메달을 놓친 뒤의 모습이다.
김 단장은 "내가 안타까워서 내려가 '어떻게 하느냐'고 했더니 최광복 감독이 먼저 '이게 쇼트트랙이고 경기의 일부'라고 하더라"면서 "박승희도 '이미 지난 것 뭐하러 얘기하느냐'며 오히려 내게 얘기하는 것을 보고 대인배고 득도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동을 많이 받았고 선수로서 한 명의 성인으로서 존경한다는 마음까지 가졌다"고 털어놨다.
빙상연맹 회장이지만 타 종목 선수들도 잊지 않았다. 김 단장은 "단장으로서 모든 경기 중요하고 인상적이고, 아쉬운 경기도 많다"면서 "최재우가 정말 잘 탔고, 약간 실수가 있어 아쉽지만 어린 나이라 토비 도슨 코치와 4년 동안 열심히 하면 평창에서는 시상대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컬링을 이번에 처음 봤는데 흥미로운 경기였고 한국인들이 확실히 잘 할 수 있는 경기라는 생각 들었다"면서 "아쉬운 경기 여러 가지 있었지만 경기 후에 선수들이 보인 모습 감동했고 자랑스럽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4년 뒤 평창을 위해 얻은 교훈과 제언도 잊지 않았다. 김 단장은 "장거리에 이어 단거리까지 제패한 네덜란드를 교훈 삼아 평창까지 향사이켜야 할 것"이라면서 "이곳 소치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 등을 통해 식사와 자원봉사자들의 언어 등에 대한 지적을 들었고 평창 조직위원회에 전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단장은 "국민들이 비활성화된 종목들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면서 "썰매, 스키도 마찬가지고 평창을 앞두고 있어 계속 육성에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얘정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