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동료 패스워드로 NSA 기밀정보 접근·수집(종합)

NSA "처음 직접 입력해줬으나 이후 몰래 사용"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동료의 비밀번호(패스워드)를 사용해 NSA의 고급 기밀 정보에 접근한 뒤 이를 대량으로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현지시간) NSA가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에 제출한 메모에 따르면 지난달 사임한 NSA 민간인 계약 직원이 부주의로 같은 계약 직원이던 스노든에게 자기 패스워드를 알려줘 접근 권한이 없는 정보를 볼 수 있게 했다고 연방수사국(FBI)에 실토했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이 직원이 모르는 사이에 패스워드를 훔쳐본 스노든이 나중에 이를 무단으로 사용해 NSA 기밀 정보를 긁어모았다는 것이다.

NSA는 메모에서 현역 군인과 미확인 계약자 등 또 다른 2명도 이 일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해 지난해 8월 기밀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박탈하는 등의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NSA 정식 직원이 아니어서 NSA로부터 해고되지는 않았다.

아울러 NSA에서 정식으로 일하는 어느 누구도 스노든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거나 해고될 사람은 없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심지어 다음 달 물러나는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은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위해 마련한 백악관 만찬에 부인과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스노든 사건에도 알렉산더 국장이 백악관으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기밀로 분류되지 않은 이 메모의 존재와 내용은 전날 NBC 방송이 웹사이트를 통해 처음 보도했다.

메모에 따르면 지난달 그만둔 이 민간 계약자는 이미 지난해 6월 스노든에게 로그인 정보를 줬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NSA는 "이 계약 직원은 처음에는 스노든의 요청에 따라 스노든의 컴퓨터 단말기에 자기 패스워드를 직접 입력해줬다"며 "그가 모르는 사이에 스노든이 패스워드를 훔쳐보고 접근 불가능한 더 큰 기밀 정보에 접근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이달 초 스노든이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NSA의 기밀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문은 정보 당국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스노든이 지난해 NSA 하와이 지국에 근무하면서 일과 시간에 인터넷 정보 수집 소프트웨어(웹 크롤러)를 이용해 NSA 정보 170만여건을 긁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노든이 자신의 비밀번호는 물론 동료나 상관의 비밀번호도 사용해 정보를 수집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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