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 케리 면전에서 '전쟁' 거론 눈길

美에는 "너무 몰아세우지 말라" 경고성…北에 '도발 자제' 촉구한 듯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면전에서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동란 발생'(生亂)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한반도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를 두고 중국이 미국과 북한 모두에게 던지는 다중적인 경고성 메시지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케리 장관에게 "우리는 반도(한반도)에서 난이 일어나거나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국의 태도는 엄숙하고 진지하다", "우리는 그렇게 말할 뿐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할 것"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중국이 한반도 혼란 방지를 위해 실제 행동에 나설 것임도 분명히했다.

중국이 특히 미국 외교수장 앞에서 이같은 표현을 한 데는 최근 미국의 태도에 대한 불만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비핵화 문제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데서 더 나아가 중국 쪽에 "북한을 더 옥죄라"라고 공공연하게 요구해 온 데 대한 불편한 감정이 담기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왕 부장이 "한반도는 중국의 가까운 이웃으로 한반도에는 중국의 중대한 이익·관심사가 있다"고 말한 데에는 중국이 국익 차원에서 스스로 할만큼 하고 있으니 더는 밀어붙이지 말라는 뜻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에 주는 메시지도 상당하다.

특히 왕 부장이 "유관 국가들은 6자회담 재개의 조건을 만들어내기 위한 실제적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북한에 추가도발을 통해 분위기를 깨지 말고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유관 각국은 기회를 잡아 조속히 대화를 재개하고 전체적인 형세를 보면서 언행을 주의하고 융통성을 발휘해 국면을 완화하는 데 유리한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최근 어렵게 잡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중국의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08년 12월 이후 5년 이상 공전 중인 6자회담에 대해 의장국인 중국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조건없는 회담재개를 주장하는 북한과,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전조치를 요구하는 한·미·일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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