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을 든 2인조 강도는 지난 8일 오후 9시께(현지시간) 복면도 하지 않은 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식당 앞 길가에서 대사 일행에게 권총을 들이댔다.
인근에는 각국의 대사관저가 많아 치안이 비교적 괜찮다고 알려진 곳이지만 이를 무색케 했다.
카라카스는 중미 온두라스, 엘살바도르의 도시들과 세계 최고의 살인율을 다툴 정도로 치안이 불안하지만 범인 검거율은 아주 낮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정부의 범인 검거율은 우고 차베스 전 정권 때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는 인권단체의 지적도 있다.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는 저소득층은 마두로가 정신적인 지주로 떠받드는 차베스의 지지층들이다.
베네수엘라의 권총 강도 등은 멕시코나 콜롬비아 등 마약 카르텔에 의해 조직화한 범죄 집단이 아닌 단순 강도가 많다.
작년 8월 현재 베네수엘라의 실업률은 7%대였지만 최저임금을 받고 계약직으로 고용된 근로자들이 많다.
이 때문에 교포사회는 생계형 범죄에 쉽게 노출된다.
현지 코트라 무역관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대낮에 도심 길가에서 권총을 들이대고 금품을 빼앗거나 차량을 강탈하는 강도들에게 피해를 본 교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현지 교포나 재외 공관 직원, 상사 주재원 등은 '강도를 위한 준비금'을 챙겨다녀야 하는 '웃지 못할' 대비를 해야 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대기하고 있다가 교통 체증이 자주 발생하는 교차로에서 정차 중인 승용차 운전자에게 권총을 들이대는 유형의 범죄도 잦다.
이 때문에 중남미 일부 도시의 상사 주재원은 권총 등 경화기가 관통하지 못할 정도의 방탄유리를 장착한 차를 타고 다닌다.
이러한 사정은 멕시코 등 총기를 쉽게 사들일 수 있는 나라들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