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글이 스마트폰 사업부문을 담당한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중국 레노버에 29억1000만 달러라는 헐값에 팔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네스트랩스'의 인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스마트폰 시장보단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스마트홈 분야에 집중투자하겠다는 뜻이라서다. [※ 참고: 구글은 2011년 모토로라를 12억 달러를 주고 인수했다. 네스트랩스는 모토로라에 이어 두번째로 큰 M&A였다.]
스마트홈은 주거환경에 IT를 융합한 인간중심적인 스마트 생활환경을 말한다. 요즘은 범위가 더 넓어져 보안ㆍ에너지관리ㆍ오피스ㆍ서버엔터테인먼트까지 결합한 통합플랫폼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시장규모 역시 올해 7조5000억원에서 2016년 18조3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IT기업과 이동통신사가 스마트홈 시장에 달려들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먼저 깃발을 꽂아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어서다. PC와 스마트폰에서 경험했듯 스마트홈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선 운용체계(OS)와 시장표준을 선점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구글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듯하다.
네스트랩스의 인수로 글로벌 표준을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서다. 네스트랩스는 스마트홈의 핵심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허브제품'을 생산한다. OS 분야에서도 구글이 앞서갈 게 분명하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안드로이드OS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경험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한편에선 '애플도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하지만 기기의 낮은 호환성이 걸림돌이 될 듯하다. 여러 기기가 상호연계하면서 작동하는 스마트홈 분야에선 '호환성'이 필수적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IT업계 공룡 구글, 스마트홈으로 눈을 돌리다'는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LG전자는 각각의 제품을 통해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하지만 다른 업체의 가전제품을 연동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구축하지 않는다면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안드로이드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구글이 스마트홈 분야까지 석권할 태세다. '오픈소스', 구글의 최대 무기다.
김은경 객원기자 kekisa@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