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통일기반구축, 오후엔 삐걱…남북관계 롤러코스터

통일부 '통일시대 기반구축' 강조…북한 "군사훈련 계속땐 상봉행사 재검토"

남북은 5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갖고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기로 합의했다. 이덕행 남측 수석대표(오른쪽)와 박용일 북측 단장이 합의서를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정부 부처 업무보고 이틀째인 6일 통일부·외교부·국방부·국가보훈처의 합동 업무보고가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부에서 진행됐다.

업무보고 분야가 '통일기반구축'으로 정해진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이날 업무보고의 중심은 통일부였다.

통일부는 "한반도 통일시대 기반을 구축해 나가기 위해 '신뢰와 협력을 통한 평화통일의 기틀 마련'을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구축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본격 가동 ▷한반도 통일시대 준비 등 3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3대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9대 중점 추진과제도 밝혔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긴 DMZ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것 외에 특별히 눈에 띄는 내용은 없었다.

인도적 문제 해결과 인권 개선 추진, 남북동질성 회복과 호혜 협력 추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남북협력 추진 등 여러 과제가 나왔지만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고있는 힘든 사안이다.

통일부 업무보고가 '통일은 대박'이라는 박 대통령의 신년 조어(造語)에 기초해 이뤄지다보니 창조적인 업무보고가 나오기보다 남북관계 발전과 통일을 위해 해야할 것들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는 북한 도발 억지.비핵화, 북한 변화를 위한 내외부 환경 조성을, 국방부는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한 확고한 국방태세 확립을 업무보고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이와 관런해 박근혜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외교안보 정책의 큰 방향을 "통일시대를 열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남북관계 곳곳에 남아 있는 비정상적 관행을 바로 잡아 나가면서 신뢰와 약속을 지켜나가는 남북관계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통일부를 중심으로 각 부처가 협업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구체적인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이런 모든 과제들의 가장 중요한 토대는 안보태세 확립이라면서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철저한 안보태세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 안보의 큰 축인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발전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남북이 이산가족 행사에 합의한 데 대해 "북한이 늦게나마 호응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오후들어 전날 B-52 폭격기가 동원된 군사훈련 등을 이유로 상봉행사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고, 북한도 우리 정부의 의지를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산가족상봉 합의가 또 다시 파기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도 "자기네는 할 거 다하고, 위협할 거 다하고, 우리에게 아무 훈련도 못하게 하는게 말이 되냐. 우리는 애초부터 훈련과 이산가족상봉을 연계시키지 않았다"며 상봉행사 무산시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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