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마지막 FOMC…100억弗 추가 테이퍼링 유력

연준 양적완화 출구전략 지속 전망 우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28일(현지시간) 오전 기준금리 및 통화정책을 결정하기 위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시작했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회의의 결과는 29일 오후 2시(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 발표된다.

이달 말 퇴임하는 벤 버냉키 의장이 마지막으로 주재하는 자리로,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은 없고 미국 경제 전망도 따로 발표하지 않는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월 850억달러의 채권 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줄이는 테이퍼링(tapering·자산 매입 축소) 착수를 찬성 9표, 반대 1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결정한 연준이 이를 100억달러 더 감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시중 유동성 확대를 통해 고용을 활성화하고 경기 회복을 견인한다는 취지로 2012년 9월부터 월 국채 450억달러 상당과 주택담보부채권(모기지채) 400억달러 어치를 사들이는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써왔으나 지난해 12월 회의의 결정에 따라 이달부터 국채와 모기지채 매입 규모를 각각 50억달러 줄였다.

따라서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추가 테이퍼링을 결정하면 채권 매입 액수는 내달 650억달러로 감소한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향후 고용 상황과 인플레이션 압력 여부 등을 예의주시해 목표치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채권 매입액을 '점진적으로'(modestly) 줄여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버냉키 의장도 회의 직후 한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착수 결정은 경기 및 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양적완화 출구 전략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추가 테이퍼링 결정을 예상하는 이유는 미국 경제 상황이 기대 이상으로 호전되고 있다는 분석에 근거한다.

지난해 12월 미국 실업률이 6.7%까지 떨어져 연준이 0%에 가까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기준으로 삼은 6.5%에 근접한데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계속 상향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각종 물가상승률도 연준 목표치(2%) 이내에서 안정돼 인플레이션 부담이 없고 노동 시장 개선도 일자리 창출이 뒷받침되지 않은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있어 이번 회의에서 채권 매입 액수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미국 의회가 내달 중순까지 연방정부의 채무 한도를 높여야 하는 등 정치권발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고 양적완화 축소 조치가 신흥국에 주는 충격이 커지고 있어 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연준 결정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금융 시장은 이번 FOMC 회의 결과를 신흥국 자본 이탈과 금융 위기의 분수령으로 여기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음 FOMC 회의는 재닛 옐런 차기 의장이 주재한다.

그는 버냉키 의장에게서 2월 1일부터 의사봉을 넘겨받지만 공식 데뷔하는 회의는 3월 18∼19일 열리는 FOMC 회의이고 이때 기자회견도 한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