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는 2차 밀양 희망버스가 큰 충돌없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11월 30일에 이어 두 번째로 밀양을 찾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26일 삼문동 밀양강 영남교 아래 둔치에서 마무리 집회를 겸한 기자회견을 열고 1박2일의 행사를 끝냈다.
주최 측 추산 4천여명의 밀양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끝나지 않은 밀양주민들의 싸움을 알리고 송전탑 공사의 부당함을 다시 전국에 알려내기로 다짐했다.
염형철 밀양송전탑 전국대책위회 공동집행위원장은 "밀양의 싸움은 져서도 안되고 질 수도 없는 싸움이다"며 우리 삶터를 지키는 밀양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싸움이 반드시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거리 송전,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는 전력 정책을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밀양에서 승리하면 된다"며 "절대로 밀양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밀양주민 정임출(73) 할머니는 "송전탑을 막는 것은 밀양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후손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송전탑을 막고 있다"며 "우리는 목숨을 아끼지 않고, 죽을 때까지 우리가 안되면 후손들까지 나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김준한 공동대표는 "몇십년 뒤에는 밀양 희망버스가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희망버스가 남겨주신 희망들이 너무 고맙고, 계속 싸워나가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전국의 희망버스 참석자 대표들은 "위험천만한 핵발전소를 유지하고, 지역을 희생시키는 전기는 필요없다"며 "앞으로 죽음의 송전탑을 멈추게 할 것이고, 밀양에 죽음대신 희망을 심겠다"고 다짐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70여 개 중대 6천700여 명을 밀양시내와 송전탑 공사 현장 등에 배치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전날 오후 밀양에 도착한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밀양시청~밀양역까지 5㎞에 걸쳐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거리행진을 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거리행진을 통해 송전탑 중단 등의 내용이 담긴 스티커를 부착하기도 했으며 송전탑 공사에 항의해 목숨을 끊은 고 유한숙 씨 분향소 앞에서는 고인을 향한 묵념을 하기도 했다.
이어 밀양역 광장에서 노래와 춤 공연 등을 꾸며진 희망문화제를 연 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4개 마을로 들어가 하룻밤을 지냈다.
26일 오전 일찍 참가자들은 상동면 여수마을, 단장면 동화전마을 등 7개 마을 주변에 있는 송전탑 공사 현장 7곳 현장진입을 시도해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한편, 전날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조류인플루엔자(AI)바이러스 유입에 대비해 고속도로에서 밀양으로 들어오는 나들목에 설치된 방역통제소에서 하차해 개별적인 자외선 방역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