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탈세 의혹을 받는 사람 가운데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는 물론 시진핑(習近平) 주석 일가도 포함돼 있어 반부패 운동에 주력하고 있는 시 주석의 향후 행보도 주목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취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반부패 사정을 벌여 왔다.
주요 연설 때마다 간부들이 먼저 나서 청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회의에서는 "독을 치료하기 위해 뼈를 깎아내고, (독사에 물린) 손목을 잘라내는 장수의 용기로 반부패 투쟁을 끝까지 진행 하겠다"며 강력한 반부패 투쟁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시 주석은 또 성역없는 부패 추방을 내세우며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에 대한 부패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시 주석 일가 등이 부패 척결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반부패 운동에 진력하고 있는 시주석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권력을 공고화하고 민심을 얻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부패와의 전쟁'에서 자신의 일가를 제외하는 것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 오면서 도덕성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보도로 원 전 총리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지 주목된다.
원 전 총리는 이미 지난 2012년 10월 뉴욕타임스 폭로로 한 차례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1992∼2012년 원 전 총리의 어머니, 아들과 딸, 동생, 처남 등의 명의로 등록된 자산이 최소 27억 달러(약 3조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폭로가 중국 사회와 정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지나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제 삼을 경우 자칫 지도부 전체가 공멸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어서 여론통제가 가능한 중국이 무시 전략으로 일관할 경우 큰 파장 없이 지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 포털사이트에서는 관련 뉴스를 검색할 수 없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관련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으나 곧바로 삭제되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도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다.
상당수 누리꾼들은 웨이보에 "어제 주연배우 얼굴이 창백하더니 이것 때문이었나?", "어제 중국 인터넷이 이상하더니 어쩐지..", "우리는 아무리 해도 못건너갔는데 그들은 이미 건너갔구나." 라며 은유적으로 중국지도부를 겨냥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은 "미국이 많은 중국 관원의 부패와 돈세탁 자료를 가지고 중국을 조종하려 한다."고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