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류학회장을 지낸 이두표 호남대 생물학과 교수는 20일 "가창오리 등 철새가 유입원으로 지목됐지만, 근거가 부실하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2003년 이후 이번까지 다섯 차례 AI의 유입원을 모두 야생조류로 추정한 조사결과에 이 교수는 의문을 품었다.
그는 "가창오리가 많이 왔다고 해서 가창오리를 유입원으로 본다면 무책임한 태도"라며 "부안에서 가창오리가 떼죽음했다고 하지만 야생오리는 면역력이 강해서 바이러스 때문에 잘 죽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폐사한 가창오리에서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사인이 바이러스인지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균 오리를 닭 등과 함께 사육해보면 분비물 또는 공기 등 어떤 경로로 바이러스가 옮겨지는지, 철새가 아닌 오리 등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하는지, 철새가 보균했더라도 옮기지는 않는지 등을 2~3년 안에 규명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제안했다.
그는 "가축들은 유행성 질병이 많아 사인을 밝히는 것은 추가 피해를 막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다만 이미 AI가 발생한 상황이라면 외부와의 차단을 철저히 하고 하루라도, 한번이라도 소홀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중배 전남수의사회장도 차단 방역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김 회장은 "철새의 배설물에 의해 직접적으로 또는 도래지 주변에서 누군가 분변을 묻혀 이동하면서 AI가 전파되는 것 같다"며 "철새 유입 시기에 도래지를 중심으로 차단 방역을 강화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예방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