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구매력이 떨어진 일본인들이 전반적으로 해외여행을 줄인 탓도 있지만 한일 관계 악화도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고 일본 현지 관광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19일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에 따르면 공사가 최근 최종집계한 작년 1∼12월 방한 일본인수는 274만6천754명으로 2012년(351만8천792명)에 비해 21.9%(77만2천38명) 줄었다.
방한 일본인은 '한류붐'이 뜨거웠던 2011년 약 329만명으로 전년보다 8.8% 늘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죄 발언' 등으로 한일갈등이 고조된 2012년에도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일본인의 한국행은 줄어든 데 비해 일본 법무성이 발표한 출입국관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약 231만명으로 2012년 대비 21%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09년 2배에 가까웠던 방한 일본인(약 305만명) 수와 방일 한국인(약 159만명)의 격차가 4년 사이에 약 1.2배로 좁혀졌다.
작년 일본인들은 외교갈등이 심해진 한국, 중국 대신 동남아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최대 여행사 JTB의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1∼10월 한국(24.1% 감소), 중국 본토(21.2% 감소), 홍콩(20.2% 감소), 마카오(32.3% 감소) 등 관계가 악화한 한국과 중국으로의 일본인 방문자 감소 폭이 전년 동기 대비 20∼30%에 달했다.
반면 태국(작년 1∼10월 15.2% 증가·이하 전년 동기 대비), 말레이시아(작년 1∼9월 8.1% 증가), 필리핀(작년 1∼7월 6.2% 증가)을 찾은 일본인 수는 늘었다.
관광공사 강중석 도쿄지사장은 "작년 전체 일본인 출국자는 전년 대비 6∼7% 줄어들었는데, 이는 한국과 중화권을 방문한 일본인의 감소치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중국을 찾은 일본인 수의 감소폭이 전체 일본인 출국자 감소폭을 크게 웃돈다며 "엔저 영향보다는 관계악화가 한국, 중국 방문자 감소의 주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관광공사는 올해도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1∼2월 한국으로의 패키지 관광 예약률은 일본의 대표 여행사인 'JTB'의 경우 작년 동기 대비 55%, '일본여행'의 경우 43% 각각 감소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