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난 KB국민카드 고객은 아니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회를 해보던 A씨는 깜짝 놀랐다. 이름과 주소,이메일,휴대전화,직장전화,자택전화,주민번호,직장정보는 물론 주거실태까지 유출됐다는 안내가 나왔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를 만들어본 적도 없던 A씨는 10여년 전 국민은행에 주택청약저축통장을 잠깐 만들었던 기억을 생각해냈다.
B씨도 롯데카드 회사 정보유출 조회란을 방문했다. 롯데카드 고객은 아니었지만 A씨와 마찬가지로 정보유출이 불안했기 때문이다.
B씨 역시 이름과 주민번호,카드번호,결제계좌번호,회사와 집 주소 및 전화번호,휴대전화 번호가 유출된 것으로 조회됐다. 궁금하고 불안한 마음에 자초지종을 알아보기 위해 롯데카드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무인 안내만 계속 될 뿐 개인정보 유출을 담당하는 안내는 없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NH농협카드의 고객정보 유출 확인결과 해당 카드사 고객정보 뿐만 아니라 계열 금융사와 함께 카드 결제 금융사 정보까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처럼 KB국민카드가 없더라도 KB국민은행의 고객이라면 계열 금융사간 고객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에 KB국민카드를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B씨처럼 해당카드를 한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더라도 역시 금융사-제3자간 정보공유를 통해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사고로 모든 금융사의 고객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모든 금융권의 고객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라 다른 은행과 카드사에 대해서도 정보 유출 여부를 자체점검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카드사 유출 사고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은 물론 금융사 고위층의 고객정보까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를 악용한 스미싱 등 2차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고객 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하라는 등의 카드사 사칭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은행 계좌번호나 비밀번호 등의 금융 정보를 탈취하려는 사례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스미싱이란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설치돼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에 소액결제 피해 발생 또는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금융사기 수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