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선거 운동 당시 기초단체장과 의회의 정당공천 폐해를 지적하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기초 지방선거의 정당공천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새해들어 본격 가동에 들어간 정치개혁특위에서도 이 문제가 최대의 현안으로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배제'는 위헌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자 새누리당이 태도를 급선회하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일률적 무공천이 헌법에 위반돼 입법으로 채택이 되지 않더라도 상향식 공천을 통해 공천의 폐해를 제거하겠다"고 밝히며 "개방형 예비경선(오픈프라이머리) 입법화를 제안하고 나왔다.
이는 새누리당이 대선공약을 폐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여상규 의원은 "당론이 결정된 것은 없고 정개특위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공천을 배제해 생길 위헌논란은 결국 여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의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15일 공식브리핑에서 "정당공천제가 폐지된다면 기초단체는 능력과 도덕성이 검증되지 않은 범죄전력자, 지방토호 등의 난립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대선공약 이행을 주장하고 있으나 새누리당은 공약이라고 하더라도 위헌 소지가 있는 줄 알면서 국민들을 속이고 위헌을 저지를 수 는 없다"고 밝혔다.
이미 기초선거 정당공천 유지, 즉 공약폐기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야당에서는 공약을 이행하라며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의 입장이 확고해 내달초까지 정개특위가 진행되더라도 '정당공천 폐지'가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이 무책임하고 뜬금 없는 제안들만 연일 쏟아내고 있다"면서 "이는 (정당 공천 유지를 통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해보겠다는 것이고, 후보들을 줄 세우겠다는 것이고, 공천비리를 계속 방치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기초선거 공천 폐지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대선 공약집에 분명히 나오는 내용"이라며 공약이행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