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월 9일 (목)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승훈(오마이뉴스 기자)
◇ 정관용> 화제의 뉴스를 살펴보는 뜬 뉴스, 오늘은 개헌론과 대통령 소통을 놓고 일고 있는 친박과 새누리당 일각에서 일고 있는 분화 가능성, 오마이뉴스 이승훈 기자와 살펴봅니다. 새누리당 중진이자 유력한 차기당권 주자인 서청원, 김무성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싸고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 이승훈>먼저 친박 맏형격인 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적극 감싸고 있습니다. 서 의원은 새해 들어 정치 보폭을 넓히고 있는데요. 어제 당중진회의에서 개헌론을 제기하며 박 대통령을 비판한 이재오 의원을 공개 반박하는 등 호위무사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누가 뭐래도 우리당은 올해 경제 살리기에 올인 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집권 2년차 국정기조를 적극 옹호했습니다. 반면 김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는 등 서 의원과는 차별화되는 행보를 펴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어제 부산의 민영방송인 KNN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을 지적하는 야당 입장에 일리가 있다고 말했는데요. 박 대통령을 향해 “무언가 대화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대방이 틀린 이야기를 하더라도 들어주는 모습이 우리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의 불통을 정면 비판한 겁니다.
◇ 정관용> 두 사람의 상반된 행보 어떤 해석이 나옵니까.
◆ 이승훈>차기 당권 경쟁에서 주도권 확보를 염두해 둔 정치적 제스처로 풀이됩니다. 서 의원이 작년 10월 재보선 출마를 선언하자 새누리당에서는 곧바로 ‘박 대통령이 차기 당 대표를 맡기려는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서 의원의 여의도 복귀는 청와대의 김무성 견제카드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서 의원은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침묵했지만 복귀 후 당의 중심을 잡겠다며 여당 의원들은 물론 야당 중진들과의 접촉을 늘려왔습니다.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당내 친박의 구심점 역할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반면 김무성 의원은 박 대통령과 긴장관계 유지를 통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청와대의 심기를 거스르면서까지 철도 파업 중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반면 당내 개헌 착수론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론을 펴면서 박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데요. 이는 다른 친박 핵심 당권 주자들과 차별화를 꾀하면서도 친박 주류 측 후보로도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특히 김 의원은 당권 도전 명분으로 “정당 민주주의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 정관용>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당청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 ?
◆ 이승훈>당권 경쟁에서 선두권에 속해 있는 서 의원과 김 의원은 모두 김영삼 전 대통령을 통해 정치에 입문해서 과거 3김시절의 상도동계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치색이 많이 달라졌는데요. 서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공천에 탈락한 친박계 인사들을 모아 '친박연대'를 창당해 총선을 치르는 등 친박 성향이 뚜렷합니다. 반면 김 의원은 세종시 법안을 놓고 박 대통령과 대립했다가 지난 해 대선캠프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등 가깝고도 먼 관계를 형성했습니다. 이런 박 대통령과 두 사람의 관계에 비추어보면 서 의원이 당대표가 됐을 경우 관리형 대표로 자리매김하면서 지금처럼 수직적인 당청 관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당내 민주주의’를 공언한 김 의원이 당권을 쥐게 되면 사안에 따라 여당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 정관용> 두 사람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는데 새누리당 당권 레이스 상황은 어떻습니까.
◆ 이승훈>서 의원과 김 의원의 정치적 보폭이 커지면서 당권 경쟁이 조기에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근현대사 등 각종 연구모임을 이끌고 있는 김무성 의원은 당내 30여 명의 의원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고 있는데요. 이번에 뽑히는 당 대표가 2016년 총선 때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데 김 대표는 “차기 대표가 돼서 공천 민주주의를 이뤄내겠다”며 지지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껄끄러운 점, 2인자를 허용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비춰 볼 때 ‘김무성 당 대표’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됩니다.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 2년 차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면서 대야 관계까지 원만하게 이끌 수 있는 지도부 구성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때문에 박 대통령의 신뢰가 높은 서청원 의원과 충청권의 이완구 의원, 현재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최경환 의원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이인제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 등도 당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친박의 분화 얘기도 가능하겠네요?
◆ 이승훈> 새누리당의 당권 경쟁은 당내 친박의 분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새누리당 내 친박은 당내 권력구조나 정치 현안에 따라 입장이 갈리면서 분화를 거듭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친박 핵심이었던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초연금을 놓고 박 대통령과 갈등하다 사퇴해 친박계를 떠났습니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유승민 의원도 친박계에서 멀어졌는데요. 지난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친박으로 편입된 의원들도 이번 당권 레이스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하느냐에 따라 친박의 결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5월에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도 열리는데요. 친박 주류의 지원을 받게 될 홍문종 사무총장에 맞서 유승민 의원이 경선에 나선다면 그 결과에 따라 당내 권력 지형이 크게 달라 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입니다.
◇ 정관용> 지난 해 연말만 해도 지방선거 전 조기에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조기 전대론이 제기됐었는데 전당대회 시기는 정해 졌나요?
◆ 이승훈>황우여 대표의 임기는 오는 5월에 끝납니다. 최근 당내에서는 3~4월 조기전당대회 개최론이 힘을 잃고 7월 실시 쪽으로 당내 여론이 기울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선거는 건곤일척의 중요한 싸움이고, 지도부를 바꿔 임하기에는 부적절하다"며 조기 전대론을 일축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후 7월 실시가 유력하다는 전망입니다. 조기 전대론이 약해진 것은 3~4월에 전당대회를 치르면 새 당지도부의 2016년 공천권 행사가 불투명해진다는 점도 작용했습니다. 당 대표 임기가 2년이라 조기에 전당대회가 실시되면 새 대표가 20대 총선 직후에 물러나게되기 때문인데요. 7월에 전당대회를 치르면 공천권 행사가 확실해 지기 때문에 유력 당권 주자들은 7월을 선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승훈>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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