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신한은행 전현직 CEO간 법정싸움으로 비화된 신한사태는 지난해 연말 사건 당사자 가운데 한 명인 신상훈 전 사장이 법원으로부터 사실상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신 전 사장은 법원판결로 즉각 명예회복에 나설 기세다.
최근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의 만남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신 전 사장은 “신한은 미래가 없는 죽은 조직, 현 경영진은 라응찬 전 회장 사람들 뿐”이라며 엄포를 놨다.
그러자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지지 않고 나왔다.
한 회장은 9일 신년맞이 기자간담회에서 신 전 사장을 겨냥해 “일련의 사태는 신한답지 못했고 겸허히 반성한 뒤 새 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통합되는 방향으로 미래로 가야하는데 지금처럼 과거로 가서 현미경으로 보고 대응하는 건 맞지 않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의 새해 전략을 밝히는 이 자리의 원래의 취지는 퇴색하고 다소 민망한 전현직 CEO간 언쟁만이 남게 됐다.
두 사람간의 만남이 해묵은 신한사태 해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랐던 시장의 바람도 무너졌다.
일부에서는 양측이 일전불사의 각오를 밝힌 것을 두고 헤게모니 다툼을 위한 본격적인 플랜이 가동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더 답답한 것은 신한사태 과정에서 터져나온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불법 열람 사건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 결과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결과가 발표되면 신한금융으로서는 또 한 번의 악재와 마주하게 된다.
여기에 신상훈 전 사장이 이달 말쯤 기자회견을 예고하고 있어 제2의 신한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금융업계의 잇단 불법사건에 일부 금융사의 ‘CEO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금융산업의 신뢰도에 잇따라 흠집이 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