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이날 오후 12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지하철역 앞에서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된 '신촌 연세로' 개통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연세로는 신촌 지하철역에서 연세대 정문까지 550m 구간으로, 버스와 구급차 등 긴급 차량이나 자전거와 보행자만 다닐 수 있다. 대중교통도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시속 30km이하로 운행해야 한다.
일반 승용차는 24시간 연세로 진입이 금지된다. 위반시 승용차는 4만원, 승합차는 5만원의 범칙금을 물게 된다.택시는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시간대인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만 통행이 허용된다.
개통 첫 날인 이날 정오무렵, 신촌 로타리 부근은 경적과 호루라기 소리로 가득했다.
정오부터 일반 차량 진입이 금지된다는 사실을 모르던 운전자들이 신촌 로타리에서 연세로 방향으로 꺾으려다 경찰들의 차량 통제에 막혔던 것. 이에 연세로로 진입하려는 시내 버스와 뒤엉키면서 잠시 혼잡을 빚기도 했다.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들 5~6명이 도로로 나가 차량 통제에 나서면서 도로는 곧 정리되는 모습이었다. 시내 버스와 마을 버스 통행도 이내 원활해졌다.
마을 버스기사 이모(53) 씨는 "예전에는 이 좁은 골목에 차도 너무 많고, 보행자들도 많아 운전하기가 몹시 힘들었는데 도로가 뻥 뚫리니까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내버스 기사도 "(연세로 구간)정체가 심해 운행 시간 맞추기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정시에 승객들 태우러 갈 수 있을 것 같다. 아주 좋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만족스러운 건 시민들도 마찬가지. 연세대학교 재학생 최모(22·여) 씨는 "보도 폭도 좁은데 차도 많고, 사람들도 많아서 길 걷다 이리저리 치이기 일쑤였는데 이렇게 거리를 넓게 다닐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신촌에 자주 온다는 김모(21) 씨도 "눈 앞이 시원하다. 예전에 비해 다니기가 정말 편해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연세로 개통 소식을 이날 처음 접한 택시기사 우모(57) 씨는 "정말 잘못된 정책"이라며 "택시가 이런 데 못다니면 어디서 영업을 하라는 소리냐. 택시 기사는 시민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 안에서 창문을 내린 채 말없이 개통식을 바라보던 택시기사 김모(48) 씨도 "연세로에 택시 진입 못한다는 건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되니 참…" 이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 7월 '신촌 연세로'를 대중교통전용지구 시범 사업지로 선정하고 지역 관계자들이 참여한 사업추진위원회 구성했다. 이후 서울지방경찰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계획안을 확정한 뒤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동안 조성공사에 들어갔다.
연세로에는 연세대와 신촌역 방면으로 각각 편도 1차선이 운영된다. 공사 기간 동안 인근 양화로 등으로 우회 운행했던 시내버스 11개 노선과 마을버스 3개 노선, 버스정류소 3개소도 이전과 같이 정상 운행된다.
그러나 153번(우이동~당곡사거리), 7613번(갈현동~여의도) 시내버스 2개 노선은 신촌로터리 신호체계 변경으로 인해 공사 중 우회노선 그대로 운영하므로 이용에 참고해야 한다.
아울러 서울시는 신촌 지하철역, 연세대 등 인근 단거리 통행자에게 이동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향후 공공자전거도 도입하여 생활권 단위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 또한 유도할 계획이다.
※ 참고
* 기존(공사 전) 노선대로 운행
- 시내버스 11개 : 163, 171, 172, 472, 700, 7024, 7720, 7726, 7727, 7728, 7737
- 마을버스 3개 : 서대문 03, 서대문04, 서대문05
* 노선 변경(공사 중 우회노선으로 운행)
- 시내버스 2개 : 153, 7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