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장관은 안 의원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 정치적 멘토 역할을 하다가 2012년 대선 때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았다.
같은 야권 내 '수평이동'이라지만 윤 전 장관이 지닌 이런 상징성 때문에 민주당은 윤 전 장관의 행보를 견제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측의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이하 새정추)가 윤 전 장관의 공동위원장 영입을 공식 발표한 것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정추 사무실에서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 저희에게는 경륜과 지혜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윤 전 장관은 한국 정치 현장을 두루 경험하고 우리나라에 합리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윤 전 장관은 한국 정치를 권위주의의 '1세대' 정치와 민주화 시기의 '2세대' 정치로 구분하면서 "새누리당이 1세대 정치를 답습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아직 2세대 정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양당을 비판했다.
그는 "양대 정당의 지속 대결이 이 땅을 둘로 나누는 분열의 정치를 불러왔다. 어떻게 보면 안철수의 등장은 역사적 필연"이라며 "안 의원이 추구하는 새정치가 역사적 명령이라면 힘을 보태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안 의원은 한 때 자신의 멘토였던 윤 전 장관 영입을 위해 지난해 8월 초부터 8차례에 걸쳐 윤 전 장관을 설득했다고 한다.
윤 전 장관은 6월 지방선거 이전 창당 가능성에 대해선 "개인적 생각으로 당연히 창당하고 후보들을 공천해 선거를 치르는 게 맞다"면서도 "6개월도 채 안 남은 지방선거 전에 물리적으로 창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윤 전 장관의 새정추 합류 소식을 접한 민주당은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소위 새정치라 하는 것은 단순히 레토릭이나 이상, 선문답 만으로는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안 의원을 중심으로 한 신당 추진 세력들도 이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어진 오찬 간담회에서도 "윤 전 장관이 새정치를 상징할 인물은 아니다"며 "과연 새정치를 할 만한 구조와 인물로 구성이 되느냐 마느냐는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런 흐름을 알고 있었고 크게 의미 두지 않는다"며 "내용과 실천을 통해 새정치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돼야지 평론과 비판에 머무르면 기존 정치의 답습이 될 뿐"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또 "안철수의 새정치가 빨강, 파랑, 노랑인지 분명히 보여주지 않은 채 빨강과 파랑을 싸잡아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갸우뚱 하는 국민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지 못할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