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일 오전 이정현 홍보수석의 "개각은 전혀 검토되는 게 없다"는 설명에도 개각설이 수그러들지 않자 김기춘 비서실장이 직접 나서 "박 대통령이 개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적극 부인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직접 개입해 개각설을 부인한 만큼 수명이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당분간 현재의 내각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개각 가능성을 부인하고 나선 데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강조한 경제활성화, 굳건한 안보태세 확립, 정상화 개혁에 힘을 쏟아도 모자랄 판에 '쓸데없이' 개각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급'과 '강도'를 높여 메시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총리실 1급 고위간부 10명의 일괄사표로 공무원사회가 뒤숭숭한 데 개각설까지 맞물리면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엄중한 안보환경 속에서 국가안보를 공고히 지켜나가야 할 중대한 시기를 자칫 허송세월할 수 있다는 절박감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번에 불거진 개각설이 경제부처 장관들을 타겟으로 한 것이었던 만큼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박 대통령으로부터 두번째 신임을 얻은 셈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현 부총리 등 일부 잗관들에 대한 개각설이 불거졌을 때도 현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 준 바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현오석 경제팀에 대한 신임이 얼마나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일정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경제활성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현 부총리 흔들기가 다시 재연될 수 있다.
그런점에서 박 대통령 취임 1년이 되는 2월 말을 전후해서 다시 고비가 찾아 올 수 있다.
국무조정실이 행정 각 부에 대한 성적표를 이 때쯤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새학기 이사철을 맞아 전세대란이 발생하면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새누리당내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노골적으로 박 대통령에게 개각을 압박할 수 있다.
1차 고비를 넘긴다해도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선거승패에 관계없이 분위기 쇄신차원에서 중폭 이상의 개각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 때가 2차 고비다.
경지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유정복 안전행정부장관이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조윤선 여성부 장관의 차출에 따른 원포인트 개각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야당 후보를 이기기 위한 필승카드는 아니어서 가능성이 낮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