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지번 주소, 체계적이지 않고 순차성도 없다”
일제 강점기인 1918년에 도입돼 100년 가까이 사용한 지번 주소가 1일부터 도로명주소로 바뀐다.
새해부터는 혼인신고 등 각종 신청을 하거나 서류를 제출할 때는 반드시 도로명 주소를 써야 한다.
도로명주소는 기존 지번을 대신해 도로에 이름을 붙이고 건물에 번호를 붙여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표기하는 새 주소다.
가령 정부서울청사는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55번지에서 새주소인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209로 바뀌었다.
8차로 이상은 대로, 7차로 이하 도로는 '로'로 표시되고 2차로 이하의 좁은 길은 '길'로 표시된다.
기존 지번 주소가 체계적이지 않고 순차성도 없어 주소체계를 도로명주소로 바꿨다는 것이 안전행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당초 2012년 1월부터 도로명주소를 사용할 방침이었으나 혼란을 우려해 시행시기를 올해로 2년 늦췄다.
그동안 도로명주소와 기존 주소를 병행해 사용하는 적응기간을 뒀지만 새 주소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도로명주소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까지 우편물 중 도로명 주소를 적었거나 도로명 주소와 지번 주소를 병행표기한 비율은 16.55%에 불과했다.
우편물의 도로명주소 사용률은 2012년말 13.69%에서 지난해 9월 말까지 2.86%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새 주소가 정착하기 까지 적지 않은 혼선과 불편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바깥일을 주로 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주소체계가 완전히 바뀌게 되면 처음에 길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난감해 했다.
벌써부터 생활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도 있다. 한 주부는 “새 주소를 모르는 상태에서 인터넷으로 자동차세를 납부하려고 했는데, 옛 주소와 기존 주소가 연동이 안돼 불편을 겪었다”고 밝혔다.
부동산 매매를 할 때도 기존 주소에 사용하던 지번을 사용해야 해 혼선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새 도로명주소에 적응을 제대로 못해 택배나 물류배송이 평소보다 늦어질 수 도 있다.
도로명주소 개편에 대해 정부는 길 찾기가 편리해 지는 것은 물론 국제화된 주소체계 도입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4천억원을 들여 새 주소체계를 만들고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일정 부분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보완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