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에 일자리 증가 폭이 월평균 19만8천개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WSJ는 이런 속도라면 내년 7월 전에 미국 고용 상황이 경기 침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최근 경제 지표들을 보면 고용시장이 계속해서 개선될 것이라는 믿음이 커졌다"면서 "재정 축소가 줄어들고 가계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경제가 고용 회복을 지탱할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용시장 개선은 생산과 소비 증가라는 선순환을 통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
현재 미국에서는 이런 선순환이 나타났다. 소비자와 기업의 지출이 늘어나면서 지난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제2차 세계대전 후 평균치인 3.3%를 넘는 4.1%를 기록했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상승하고 있으며 산업생산은 침체 이전 고점을 넘어섰다. 이들 지표 모두 고용 증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제프리앤드컴퍼니의 워드 맥커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와 기업들이 경기 침체기와 둔화기에 미뤄뒀던 세탁기와 자동차, 비행기 등을 사고 있다"면서 "억눌렸다 풀린 수요가 내년에 제조업과 에너지 분야의 일자리 창출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더웨스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캇 앤더슨은 내년에 제조업 기업의 지출이 4%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의 2.6%보다 높은 증가율이다.
하지만 내년 고용시장에 위험 요인들도 있다.
지난 2년 동안 미국의 실업률은 8.3%에서 7.0%로 떨어졌지만 이는 구직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들의 증가 때문이다. 고용시장이 구조적으로 더 개선돼야 한다는 의미다.
또 미국의 주택시장이 집값 상승과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최근의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할 수 있다.
연초에 다시 불거질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 문제도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외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과 일본 경제의 둔화 가능성, 이란 핵협상 실패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등 국제적 위험 요인도 있다.
WSJ는 이런 충격이나 다른 변수가 없다면 미국 고용시장이 내년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