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상임위' 오명에…미방위 조해진 간사, 야당에 독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윤창원기자/자료사진)
이번 회기 내 법안처리 건수가 '0'이어서 최악의 국회 상임위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의 새누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이 야당에 독설을 쏟아냈다.


조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처럼 마이크를 잡고 "다음주 월요일 마지막 본회의가 있는데 정말 애통하고 참담하게도 우리 미방위가 본회의 안건 처리를 하나도 못할 상황"이라며 "여당 간사로서 국민들께 송구스럽고 자괴감과 회의가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미방위 법안심사소위에 넘어간 법안이 300건 가까이 된다. 300건 법안들 대부분이 민생, 정책, 시급한 사회적 현안이고 정치법안은 딱 하나 야당이 제기한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개선 관련된 법안 그 한 종류"라면서 "300여건의 법안 상당수는 여야간 쟁점이나 이견도 없고,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하자고도 말했는데 오늘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미방위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은 박근혜 대통령의 미디어 관련 공약인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다.

앞서 여야는 지난 8개월 동안 국회에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방송공정성특위)를 설치하고 이와 관련한 논의를 벌여온 결과 △KBS사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 △보도·제작·편성 자율성 확보를 위한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구성 △KBS·EBS 이사 결격사유 강화(정당 탈퇴 3년 이내·대통령 선거캠프 및 인수위원회 활동 3년 이내의 인사배제) 등을 합의 의결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미방위로 넘어온 이 같은 사안의 입법을 끝내 거부하고 있고 야당은 이같은 합의 위반에 맞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다른 법안도 논의할 수 없다며 모든 법안에 대한 심사와 상정을 거부했다.

때문에 미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 문제를 놓고 지난 19일과 20일, 23일 파행을 거듭하더니 24일로 잡혀있던 상임위 전체회의는 아예 취소돼 버렸다.

조 의원은 이처럼 계속되는 파행을 야당의 구조적 원인 탓으로 돌렸다.

그는 "원내대표가 합의하고 정책위의장이 종용하고, 야당간사까지 동의해서 의사일정을 협의해도 법안소위의 야당 한 두 분이 반대하면 소위가 스톱되는 구조"라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여야 지도부간 합의도 무산시키는 야당 내부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국회가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특히 "(계류돼 있는) 300건의 법안에는 원자력 비리 근절 대책이 들어있는 법안, 예산 부수 법안, 창조경제 실현 프로그램들이 다 들어있는데 중지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의 행위에 대해 "야당이 방송을 다시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 끌고 올려는 집착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방송을 별도로 떼어내서 별도 위원회를 두든지 별도 소위를 두든지 하지 않고는 국민이 겪는 피해가 너무 크다"고 성토했다.

이어 "원내지도부도 대안을 가지고 야당과 협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최경환 원내대표는 "야당의 원내지도부의 명이 당에 안 먹히니 안타까울 뿐"이라면서 "원전 비리 사고가 나면 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조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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