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인플레율을 30% 안팎으로 예상했다.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2007년∼현재)으로 이어지는 '부부 대통령' 체제에서 가장 높다.
유명 컨설팅 업체들이 내놓은 내년 인플레율 전망치는 26.6∼33%로 나왔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전망치는 10.4%다.
올해 인플레율을 놓고도 민간은 27.5%로 전망했으나 정부는 11%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계는 인플레율을 둘러싼 정부와 민간의 논란에서 정부를 외면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인플레율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플레율이 임금 협상의 주요 기준이 되는 사실을 고려하면 노동계가 정부 편을 들 이유가 없다.
임금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하면 노동계가 곧바로 반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 거의 확실하고, 이는 사회갈등 요인을 한꺼번에 터뜨리는 뇌관이 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187개 주요 생필품의 가격을 동결했다. 가격동결은 3월 말까지 적용되지만, 상황에 따라 연말까지 연장될 수 있다. 가격동결 조치는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월 1만2천500개, 5월에는 500개 품목의 가격을 동결한 바 있다.
올해 1∼11월 재정 적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3% 증가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올해 110%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재정 적자 확대와 페소화 가치 하락은 '인플레 화로'에 장작을 던져넣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현재의 경제 위기를 정부의 개입 확대로 돌파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통상 기능을 대폭 강화한 '공룡급 통상부처'를 설치하고 아우구스토 코스타(38)를 장관에 임명했다. 코스타 장관은 가격동결과 수입규제 등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을 지휘하게 된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대학에서 카를 마르크스 이론을 가르치고 경제에 대한 정부 개입 확대를 주장해온 악셀 키칠료프를 경제장관에 앉혔다. 키칠료프는 지난해 스페인 다국적 석유기업 렙솔(Repsol)의 자회사인 YPF를 국유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