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는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했던 작년 기록(1억 1461만 3190명)을 지난달 이미 돌파하고 17일까지 1억 1816만 명을 모았다.
매출액 점유율도 한국영화가 59.1%를 차지하며 40.9%(8181만 명)에 그친 외화를 앞섰다.
영화전문사이트 맥스무비의 영화연구소 김형호 소장은 2억 명을 돌파한 배경으로 “10대와 40-50대 그리고 남성관객의 증가가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관람행태로 보면 가족과 나홀로 관객, 남성관객이 늘었다.
맥스무비의 올 한해 영화예매관객을 통해 본 전체 연령 분포는 10대 3.5%, 20대 24.2%, 30대 40.5%, 40대 24.9%, 50대 이상이 6.9%를 차지했다.
40-50대 가족관객 증가 키워드
10년 전인 2003년과 비교하면, 50대 이상의 비율이 7.9배 성장했고, 10대가 6.3배, 40대가 4.2배, 30대가 1.5배 증가했다.
특히 40대~50대의 증가는 영화관객 2억 명 돌파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큰 키워드이다. 이들이 상징하는 것은 ‘가족관객’이기 때문이다. 40대 관객은 20대 관객과 달리 1인당 티켓 구매량이 1~2매가 더 많다.
"남성관객 증가, 데이트 용도->일상적 소비생활"
관객 성비는 여성 53.3%, 남성 46.7%로 여전히 여성 비율이 과반수를 넘어섰다. 그런데 2012년과 비교하면 남성 관객 비율이 0.3% 증가했다. 이를 2억 명 기준으로 치환하면 60만 ‘대군’이다. 특히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 비율은 2003년 37.3%에서 1.3배 증가했다.
남성 비율의 증가는 친구와 함께 가는 관람 행태가 10년 전보다 3.5배 증가했기 때문이다. 10년 전 9명 중의 1명이 데이트로 영화를 봤다면 요즘은 6명 중의 1명으로 줄었다. 그만큼 영화 관람이 보편화된 소비생활이라는 방증이다.
"나홀로 관객 17%25로 최다"
가족, 동성친구 비율의 증가가 ‘함께 관람’ 행태의 증가라면 동시에 ‘나홀로 관람’의 증가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나홀로 관객의 비율은 17%로 지난 10년 동안 가장 높았다. 2003년과 비교하면 3.3배 증가했다.
특히 통계청이 연초에 올해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25.3%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점을 감안하면 2014년에 나홀로 관객 비율은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관객 2억명? 관람 2억 회 시대
한편 김형호 소장은 “영화관객 2억 명이 아닌 영화관람 2억 회 시대”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영화보다는 ‘관람’에 더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
김 소장은 “관람횟수 2억 회 돌파를 10년 전과 비교하면 영화 관람이 2030대 등 특정 연령층이 하는 문화생활에서 불특정 다수의 소비생활로 확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화가 다른 카테고리의 문화 콘텐츠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소비’라는 상품으로 체인형 커피전문점과 경쟁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 실장은 이렇게 달라진 경향을 전제로 내년도 영화관람 시장의 흥행코드로 “비주류층의 독자적인 관람문화, 15세 이상 관람 등급 강세, 나홀로 관객 증가로 인해 개봉 첫날의 높은 비중이 흥행을 좌우하는 2014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15세 이상 관람 등급'의 강세 이유로는 기존의 가족관객이 자녀 동반인 경우가 많았다면 올해는 유독 부모를 동반하는 20~30대 성인 자녀 가족이 확산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