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주사파' 운동권 출신인 하 의원은 "일단 대자보 내용에 동의하지 않지만,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촉발했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좀 더 많은 대학생들이 대자보를 읽어보고 토론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베 회원의 대자보 파손' 행위에는 "그건 찌질이(비겁한 행동)"라고 단언했다. 그는 "그건 싸움을 해 보기도 전에 싸움할 자격을 잃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 의원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대자보의 첫 문장이 팩트(사실) 왜곡"이라며 "팩트에서 밀리면 논쟁에서 그냥 지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는 대자보가 철도노동자들이 당한 '직위해제'를 '해고'와 동일시한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이야기를 할 때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기성 정치권의 나쁜 행태를 대학생들이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라며 "팩트만 제대로 되어 있으면 저 같은 사람한테도 공감을 받았을 거고 동의하는 그런 분위기가 더 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하나 의원은 "내용이 거칠어도, 기성세대들이 반성하게끔 그런 목소리들이 계속 터져나와야 사회가 썩지 않는다"며 "이런 목소리들이 나와주는 것에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마주하는 것 같아서 울컥한 기분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장 의원은 하 의원의 '팩트 부실' 지적에 대해 "황당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해고가 아니라도 정부·여당에서 8000여명 철도 노동자들 직위해제를 했고 4만명의 철도 가족들이 사실상 월급봉투가 잠겼다"며 "게다가 철도 민영화 없다던 약속을 어긴 게 또 정부다. 거기에 답변할 생각은 못하고 대자보 평가나 하시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새누리당이 자신에 대한 '제명' 징계안을 '팩트 오류'로 철회한 뒤 수정안을 냈던 점을 꼬집었다.
그는 ""저에 대해 '부정경선의 수혜자로 국회의원 자격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돼 있다'고 날조해서 써놓았던데 거기에 도장을 찍으신 게 하 의원"이라며 "저도 팩트확인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팩트가 아니다'라고 따져 묻는 것은 사안의 본질이 아니다"라면서 "하나하나 따질 게 아니라 국민의 요구에 대해 하 의원님 또는 새누리당, 정부가 입장을 밝히고 답변을 하면 될 일"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