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25·여) 씨도 이 높은 현실의 벽에 좌절하기 일쑤였다. 그나마 안정적인 월급쟁이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용감하게 창업의 정글 속으로 뛰어들 것인가 고민하는 그녀에게 멘토의 따뜻한 격려의 말은 큰 힘이 되었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홀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 벤처창업박람회'. 이번 행사에서는 '창업가 100인이 직접 뽑은 닮고 싶은 창업가 롤모델 베스트 20인' 중 3인(김세중 젤리버스 대표, 김정현 딜라이트 대표, 박병열 헬로우네이쳐 대표)이 후배들을 위해 강단에 올라 자신들이 만들어 온 창업이야기를 전하며 길잡이 역할을 자처했다.
김세중 대표는 취업과 창업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김씨에게 과거 NHN과 넥슨에 근무하다 돌연 퇴사 후 젤리버스라는 모바일 앱 전문 개발업체를 세웠던 자신의 창업스토리를 상세하게 들려줬다.
그는 이어 "취업이든 창업이든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향해서 나아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같다"라며 "무엇이 더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가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김정현 대표 역시 21살에 2억의 빚을 떠안고 신용불량자가 돼 자살을 고민했던 과거사를 털어놓으며 "기회는 항상 열려 있으니 멀리 앞을 내다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다 보면 꿈과 이상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어려움'은 포기 대상이 아닌 '극복 대상'이라 강조하며 청춘들을 격려했다.
또 그는 사업하다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비록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고 나가는 추진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며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기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내 가치를 인정받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휴대폰으로 녹음하거나 꼼꼼하게 수첩에 적는 등 창업에 성공한 이 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젊은이들의 열정이 마크 주커버그와 빌 게이츠를 뛰어넘었다.
■ 스타트업부터 중견기업까지 한 자리에
올해로 17회를 맞은 이번 박람회는 '벤처창업 창조경제의 꽃을 피우다'라는 슬로건 아래 384개의 전시기업이 참가했고 하루 평균 50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창업 15년 만에 연 매출 4000억 원 달성을 목전에 둔 스마트폰용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제조사 디스플레이테크와 같은 중견 기업부터 이제 갓 창업에 뛰어든 벤처기업이 다수 포진해있었다.
창업 선도대학 특별 관에는 연세대, 동국대, 한국산기대 등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 상품들이 전시돼 이목을 끌었으며, 창업나래관에는 종이를 오려 순서대로 붙이기만 하면 완성되는 입체 모형, 물 위를 갈 수 있는 수륙양용 레저용 자전거 등 기발한 상품들이 전시돼 흥미를 더했다.
■ 총상금 1억 원 '창업스타 탄생'
또 '2013 전국 창업경진대회 왕중왕전-슈퍼스타V'를 개최하고 총상금 1억 원의 주인공을 발표했다 . 에너지, 반도체, 교육, 모바일 게임, 웹 서비스 등 각종 산업분야에서 참여한 18개 창업경진대회 수상자들이 예선을 거쳐 열띤 경쟁 끝에 3개 팀에게 총 1억 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최고의 아이템으로 선정된 왕중왕상은 '고속 나노입자 빔 세정기술 및 장치'를 개발한 엔픽스(대표 김인호)가 선정됐다. 최우수상은 3차원 카메라 터치 솔루션을 개발한 브이터치(대표 김석중)가, 우수상은 델타 암 방식의 저가 보급형 3D 프린터를 개발한 에이팀벤처스(대표 고산)가 수상했다.
이외에도 성공한 벤처기업인들이 청년들의 창업 열정을 높이고 창업자를 발굴 육성한다는 취지로 엔젤투투자 약정도 병행했는데 브이터치의 경우 최우수상(상금 3000만 원)과 함께 다산네트웍스의 엔젤투자(5000만 원)를 함께 받아 주목을 받았다.
또한, 이들은 심사위원으로 자리한 벤처캐피탈, 엔젤투자자, 교수 등 총 9명으로부터 창업 아이템의 기술성과 사업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고 창업 시 필요한 사업방향성, 기업가 자세 등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과 멘토링을 받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