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중국과 주변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을 고려할 때 이들 훈련은 한국과 일본 등 관련국들에 일종의 경고를 보내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 동방일보(東方日報)는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를 인용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난(濟南)군구 산하 육·해·공군과 미사일부대인 제2포병 등 모든 군종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에 근접한 산둥(山東)반도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시행했다고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총 2만여 명에 이르는 인원이 참가한 가운데 야간 실탄 사격훈련도 시행됐다. 신문은 또 이 훈련에 군사용 첩보위성까지 동원됐다고 전했지만, 훈련 시점이 정확히 언제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동방일보는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중국과 주변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과 훈련 장소가 한국·일본과 가까운 곳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훈련은 미국과 한국, 일본에 경고의 의미라고 분석했다.
한반도 서해와 접해 있는 보하이(渤海) 해협과 황하이(黃海) 수역에서도 지난 6일 오후부터 중국 해군의 군사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 랴오닝(遼寧)해사국이 6일 오후 4시부터 13일 오후 4시까지 해당 수역에서 민간 선박의 진입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미뤄 이번 훈련은 8일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훈련은 사전에 예정돼 있던 것이기는 하나 역시 방공식별구역 갈등과 관련해 미국과 일본에 대한 경고 메시지 성격으로 보인다.
중국 해군 전문가인 리제(李杰)는 "중국군이 미국과 일본의 항공기가 고의적으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오면서 중국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길 원하는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과 접경한 중국 동북 지역을 담당하는 선양(瀋陽)군구는 최근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 일대에서 강도 높은 동계훈련에 돌입했다.
선양군구 산하 39집단군 소속 장병 3천여 명은 지난 4일부터 훈련지 사전 조사와 적응 훈련 없이 실전 절차에 따른 종합 훈련을 시작했다. 이 훈련에 참가한 집단군은 여러 사단과 여단으로 편성된 대규모 부대로 산하에 보병과 포병, 기갑, 공병, 통신, 방공, 화생방, 전자전, 항공 부대 등을 갖추고 있다.
선양군구는 중국의 7대 군구 중 하나로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둥(黃東) 마카오 국제군사학회 회장은 중국의 잦은 군사훈련은 주변국들에 중국의 훈련에 대해 익숙해지도록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황 회장은 주변국, 특히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는 소규모 국가들이 중국의 훈련에 대해 무감각해진 상황에서 분쟁지역을 급습해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는 중국 역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군사전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