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장관은 최종 판단에는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김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 장성택의 실각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김 장관은 "장성택의 측근들이 처형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각 여부 확인에는 보다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여러 정황을 볼 때 실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4일 국회 답변에서 "장성택이 실각했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단순히 '설'이라고 말하기에는 좀 더 위중한 상황"이라고만 밝혔다.
3일 최초 실각설을 발표한 국정원은 "최근 북한 노동당 행정부 내 장성택의 핵심 측근들에 대한 공개처형 사실이 확인되었으며, 장성택 부위원장도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이 내부 동요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며 실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북한의 불안정성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국정원과 다른 안보부처 수장들의 발언은 장성택의 실각여부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부 대북전문가들도 국정원과 상반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3일 국정원 발표 직후 "장성택 실각설의 진위는 좀 지켜봐야 한다"며 "북한 관영 언론에 장성택이 건재하다거나 혹은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났다는 보도가 나올 수도 있다"고 신중론을 제기한 바 있다.
김근식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장성택의 실각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이는 김정은 체제로의 세대교체 성격으로 봐야 하며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창현 민족21 대표는 "최근 북한의 대외,대남, 내부 경제정책 등에 장성택 부장의 영향력이 저하돼 있었다는 점에서 북한의 정책방향 변화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보면 당,정,군에 대한 김정은 제 1비서의 직할체제가 강화되고, 젊은 세대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김정은 시대의 색깔을 더 뚜렷이 보여주는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국정원이 설익은 정보를 과대포장해 발표함으로써,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국정원이 설익은 정보를 공개하기 보다는 차분하게 정부 내에서 대비태세를 갖추면 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특위 구성에 여야의 합의가 무르익던 상황에서 국정원이 특정한 목적으로 실각 가능성을 알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장성택 실각설을 기정사실화할 경우 북한 정권이 이를 정치적으로 역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신중론을 편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