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수하물로 보낸 가방이 분실되면?

직판여행사 참좋은여행 이상호 대표의 여행레시피⑲

(일러스트=참좋은여행)
직판 여행사인 참좋은여행의 이상호(55) 대표가 현장감 넘치고 실속 있는 도움말로 가득한 해외여행 가이드북 '여행 레시피'를 출간해 화제다. 특히 이 책은 철저히 초보 여행자의 입장에서 궁금하지만 묻기는 곤란하고, 필요하지만 알아볼 곳이 없는 실속 정보들만 콕콕 집어 모았다. 아는 것 같지만 정확히는 잘 모르는, 혹은 어디서 들은 것 같지만 잘 기억나지 않는 알찬 84가지의 작은 여행이야기를 CBS 노컷뉴스에서 시리즈로 집중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해외여행을 즐겁게 마친 후 출발지 공항에서 수하물을 잘 부쳤는데 우리나라 공항에 도착해서 가방을 찾으려보니 내 가방이 도착하지 않았다면?

즐겁게 끝나가는 여행의 기분이 싹 가시면서 여행 후의 피로가 두 배는 더 밀려 올 것만 같은 상황이 아닐까. 그러나 현실에서는 가끔 이런 일이 발생된다는 것이 유감이다.

세계 굴지의 공항인 인천공항은 정확한 수하물 배송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하물 분실 위험이 없는 편이지만 경유편이 많고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은 유럽 작은 나라의 공항들에서는 종종 이런 일이 생긴다.


이 경우 이에 대한 보상은 누가 해야 할까?

내가 예약을 한 여행사? 아니면 분실 당사자로 의심받는 공항? 아니다. 본인이 타고 온 항공사에 직접 보상 신청을 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국제항공운송 약관의 적용을 받아 보상을 받게 되는데 안타까운 일은 그 금액이 정말 '쥐꼬리' 만하다는 것이다.

약관에 의하면 항공 수하물은 종류를 불문하고 1kg 당 미화 20달러를 배상책임한도로 정하고 있다.

이것을 단순히 적용해보면 이코노미 석에 탄 승객을 기준으로 할 때 1인당 허용 수하물이 30kg이라면 600달러(약 66만원)가 최대보상금액이 된다. 해외로 나갈 때도 아니고 친지들 선물 잔뜩 싣고 온 여행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렸는데 60만원 돈이라니...

하지만 이도 납득이 가는 부분이, 항공사 입장에서도 탑승객의 수하물 속에 어느 정도의 가치 있는 물품이 들어있는지에 대한 추정이 불가능하고, 분실 후에는 승객 역시 이를 입증하기 불가능하다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이처럼 '항공운송인의 책임을 제한'하는 국가 간 조약(바르샤바협약)을 제정한 것이다. 이는 마치 동네 목욕탕 보관함에 붙어있는 그 유명한 문구 '주인에게 맡기지 않은 물품에 대하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라는 상법 제153조의 조항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사전에 항공기 탑승 시 고가품 신고를 하고 추가요금을 지불하였다면 신고가격을 기준으로 배상 받을 수 있다. 국제 약관에 더하여 항공사별로 특별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 있는데, 우리나라 대한항공이 그 경우다.

대한항공은 운항 구간에 한해 소정의 추가 요금을 지불하면 손해 배상 시 신고한 금액까지 보장이 되는 '종가 요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고 금액은 증명할만한 근거가 있어야 하며, 최대 미화 2,500달러(약 300만원)로 한정하고 있는데, 요금은 신고 금액 100달러 당 0.5달러로 계산하며, 자세한 사항은 수하물 접수 시에 직원과 상의하면 된다. 일종의 '수하물 분실에 대비한 추가보험'인 셈이다.

그런데 사실, 해외로 값나가는 물건을 가져갈 이유도 없고, 만약 해외에서 구매해오는 경우라면 값비싼 관세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여행 가방안의 총액이 수백만 원에 달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리고 가방이 분실되더라도 어디 다른 비행기에 잘못 실렸을 가능성이 높아(이 경우 일주일 정도면 찾을 수 있다) '완전히 분실 도난' 되는 경우의 확률은 지극히 적은 셈이다.

그냥 해외여행을 즐기는 여행자이고, 짐 속에 특별히 값나가는 물건이 없다면 추가요금을 물면서 보험을 들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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