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이 조금씩 양보해 '극적인 합의안'을 이끌어낸 것이다.
그러나 핵무기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권한은 인정한 데다 이번 합의안이 향후 6개월 간의 이행 상황만을 담고 있는 '임시조치'란 점에서 언제든 다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합의 내용을 보면 이란은 5% 이상의 농축 우라늄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바꿔 말하면 5% 이하의 저농축 우라늄은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우라늄 농축은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핵무기 제조에는 90% 농도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지만, 20% 농축 우라늄만으로도 수개월 내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6천774㎏의 5% 저농축 우라늄과 186㎏의 20%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해 보관 중이다.
핵탄두 1개를 제조하려면 20% 고농축 우라늄이 240∼250㎏가량 필요한 데 이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양이다.
미국 등 서방국가와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도를 의심하며 이란의 우라늄 농축 자체에 반대해 왔다.
또 고농축 우라늄이 핵무기 개발에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보관 중인 모든 고농축 우라늄을 희석시키거나 산화물로 전환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추가로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이란은 내년 말부터 운영할 예정이었던 아라크 중수로 발전소를 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아라크 중수로 발전소는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서방 국가들은 이번 협상에서 아라크 중수로 건설 중단을 요구해왔다.
이와 함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나탄즈 농축시설과 포르도 지하 농축시설에 대한 사찰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IAEA는 지난해 2월 분기 보고서에서 이란이 이 시설에서 농축 우라늄 생산을 급격히 늘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전면 금지한다거나, 기존의 원심분리기를 해체하는 수준의 합의안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이란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일부 제재 완화라는 '선물'을 받았다.
이란은 42억 달러 상당의 석유와 관련된 자산을 회수할 수 있게 됐고, 그간 수출길이 막혔던 19억 달러 상당의 석유화학제품, 차량 관련 품목 등을 해외에 내다 팔 수 있게 됐다. 또 귀금속 거래도 할 수 있다.
이란이 제재 완화로 얻게 될 경제적 가치는 향후 6개월간 61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주요 제재는 유지되며, 이란이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 수준은 다시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