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공 파울에 대해 부정적인 프로농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속공 파울은 흔히 말하는 심판의 '운영의 묘'로 활용될 때가 많다. 경기에서 이기고 있는 팀에게 자주 불린다. 이후 경기는 조금이나마 팽팽해진다.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속공 파울도 유사한 상황에서 나왔다. 지난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고양 오리온스가 4쿼터 종료 5분여 전 홈경기 27연승에 도전하는 서울 SK에 61-55로 앞서있었다. SK 주희정의 스틸 상황에서 오리온스 김동욱에게 속공 파울이 지적됐다.
김동욱은 패스를 받으려다 갑자기 튀어나온 주희정과 충돌했다. 주희정은 부딪힌 이후에 전방으로 공을 던졌다. 파울을 당한 이후에 패스를 한 것이지만 심판은 김동욱에게 속공 파울을 선언했다. 처음에는 일반 파울이 불렸지만 3심 합의 끝에 번복됐다.
KBL은 경기 다음 날인 21일 김동욱의 속공 파울 장면이 오심이었다고 인정했다.
속공 파울의 파장은 어마어마했다. SK는 공격권만 가져간 것이 아니라 주희정의 자유투 2개, 판정에 불만을 품은 김동욱의 테크니컬 파울에 의한 추가 자유투로 점수차를 순식간에 2점으로 좁힐 수 있었다.
KBL은 추일승 감독의 퇴장으로 이어진 오리온스 가드 이현민의 공격자 파울에 대해서도 오심을 인정했다. "이현민의 팔꿈치가 변기훈에게 닿는 모습과 변기훈의 과장된 몸짓을 본 심판이 공격자 반칙으로 잘못 선언했다"며 변기훈의 헐리웃 액션에 속았다고 밝혔다.
오리온스가 64-63으로 근소하게 앞선 종료 4분24초 전에 나온 장면이다. 추일승 감독이 항의를 하다 테크니컬 파울 2개를 받고 퇴장을 당하면서 SK는 자유투 2개로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다. 이후 선장을 잃은 오리온스를 거침없이 몰아붙여 홈 27연승을 달성했다.
공교롭게도 오리온스가 앞서가고 SK가 추격하는 4쿼터 중반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오심 2개가 잇따라 나왔다. 오리온스가 억울하게 내준 자유투가 무려 5개였다. 오심 때문에 5점을 잃은 것이다. 눈에 보이는 점수만 그 정도다.
심판 판정이 승패를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