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회의록 유출·열람 의혹' 정문헌 의원 소환(종합)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으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의혹과 관련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19일 검찰에 소환됐다.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정 의원은 "2007년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과의 굴욕 정상회담 대화록은 대통령기록관에 없었다. 이는 명백한 사초실종이고 폐기"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하지만 NLL 포기는 있었다"며 "김정일은 서해 평화협력지대 조건으로 NLL 포기 수차례 요구했고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이에 여러 번 화답 하신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또 "영토와 주권 문제, 역사 문제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국민 모르게 영토 주권을 갖고 흥정하는 일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자신이 준비한 발언만을 하고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10월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방한계선(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비공개 대화록이 존재한다고 주장해 이른바 NLL논란을 촉발케 한 장본인이다.

정 의원은 대선직전인 지난해 12월 14일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NLL 관련 언급을 추가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지난 7월 비밀문서인 정상회담 대화록을 권한 없이 열람해 내용을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 의원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과 종합상황실장이었던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도 같은 혐의로 함께 고발했다.

검찰은 이날 정 의원을 상대로 국가정보원에 보관 중이던 회의록을 사전에 불법 인수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정 의원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한 것이기 때문에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검찰은 조만간 같은 혐의로 민주당으로부터 고발된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서 의원 역시 제한적으로 회의록을 열람한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열람한 회의록 내용을 공개한 것은 목적 외의 용도로 정보를 사용했다고 볼 소지가 있어 역시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처벌될 수 있다.

앞서 검찰은 정 의원 등과 함께 고발된 권영세 주중대사에 대해 서면조사를 실시했고, 김무성 의원에 대해서도 서면조사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회의록 폐기 의혹 수사 과정에서 참여정부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짐에 따라 김 의원을 뒤늦게 소환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정 의원과 서 의원을 조사한 뒤 법리 검토를 거쳐 회의록 유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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