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우방외교 딜레마'속 감비아와 공식 단교

감비아 先 단교선언 사흘만에…'퍼주기 회유'보단 원칙 대응

아프리카 소국 감비아가 대만과의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한 지 사흘 만에 대만도 공식 단교를 결정했다.

대만 외교부는 18일 성명에서 "중화민국(대만의 공식 국호) 정부는 이 시각 이후부터 감비아와의 외교관계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만은 감비아 현지 대사관을 폐쇄하고, 양국 협력 프로젝트들을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런 결정은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감비아에 급파된 스루이치(石瑞琦) 외교부 예빈처 처장의 자메흐 감비아 대통령 면담이 무산된 직후 나온 것이다.


이번 단교는 2008년 마 총통이 취임한 이후 5년 만에 첫 외교관계 단절 사건이다. 이번 조치로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은 나라는 22개국으로 줄어들게 됐다.

대만 언론들은 감비아의 선(先) 단교 선언이 경제지원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감비아 당국이 최근 대만에 금융지원을 요청했고, 이런 요구가 거절되자 단교 발표가 나왔다는 것이다.

대만 측이 지속적인 설득이나 회유보다는 원칙 대응으로 선회한 것은 '퍼주기 외교'의 악순환을 우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머지 22개 나라가 이번 사태를 주시하는 상황에서 감비아를 달래기 위해 특별한 '선물'을 주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유사한 사태가 도미노처럼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제1 야당인 민진당 등 야권은 이번 사태가 마잉주 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의 '외교적 휴전'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일부 언론은 아프리카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이번 단교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 16일 "중국이 감비아와 접촉한 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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