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원전의 사용 후 핵연료 임시 보관 장소가 수년 내에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8일 전했다.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포화까지 남은 기간은 겐카이(玄海) 원전 3년, 도카이(東海) 제2원전 3.1년, 가시와자키카리와(柏崎刈羽) 원전 3.1년, 시마네(島根) 원전 7년, 오이(大飯) 원전 7.3년, 다카하마(高浜) 원전 7.6년, 미하마(美浜) 원전 7.7년이다.
사용 후 핵연료뿐 아니라 노후 원전을 폐로(廢爐)할 때 나오는 원자로 내 부품 등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보관할 처분장 마련도 문제다.
일본에서 상업용 원전으로는 처음으로 폐로가 결정된 도카이 원전은 처분장을 아직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1998년 발전을 중단하고 15년이 되도록 폐로 절차에 뚜렷한 진전이 없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1년부터 6년간 원자로를 해체한다는 계획을 2006년에 승인했지만, 처분장이 마련되지 않아 해체를 내년으로 미뤘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처분장 마련이 늦어지자 '대상이 없다'는 이유로 처분장 심사 규칙조차 만들지 않았다. 결국, 내년에 원자로 해체를 시작하기는 불가능하다.
1996년 해체가 완료된 실험용 원자로 '동력시험로'는 처분장이 없어 저준위 폐기물을 여전히 부지 내에 임시 보관 중이다.
이런 문제는 점차 심각해질 전망이다.
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후 개정된 원자로 등 규제법에 따르면 원전의 운전 기간은 40년이 원칙으로 돼 있다.
일본에는 후쿠시마 제1원전을 제외하고 운전기간이 30년을 넘은 노후 원전이 15기가 있다.
이 가운데 3기는 40년을 넘겼다. 게다가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는 폐로가 결정됐고 같은 원전 5·6호기는 폐로가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일본 내에서 처분장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핵연료 재처리 시설이 있는 아오모리(靑森)현의 롯카쇼무라(六ヶ所村)가 사실상 유일하다.
롯카쇼무라에서 처분장 마련에 필요한 기술·안전성 실험이 진행 중이지만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조사·실험과 롯카쇼무라에 처분장을 설치하는 것은 별개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가 최근 '방사성 폐기물의 최종 처분장도 없이 원전을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을 비판하는 것은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원전 폐기물 처리 문제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원자로 23기를 보유한 한국은 사용 후 핵연료를 각 원전에서 임시 보관하고 있으며 2016년에 고리 원전의 보관 장소가 가득 찬다.
월성·한빛·한울 등 나머지 원전도 2018∼2020년이면 여유 공간이 남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추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