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는 지난 6월 미국 양적완화 출구전략 시행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급등했지만 이후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견조하다고 인식되면서 하향 안정화됐다.
13일 금융투자업계와 파생상품 전문기업 '슈퍼디리버티브즈'(SuperDerivatives)에 따르면 11일 현재 한국의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59.97bp(1bp=0.01%포인트·Mid값 기준)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1월 29일(56.55bp)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를 내더라도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보장한 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위험이 클수록 높아지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국가나 기업의 부도위험 지표로 여겨진다.
올 상반기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우상향을 그려왔다.
지난 4월 초 북한이 제3차 핵실험에 이어 정전협정 백지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하면서 북한 리스크가 불거진 탓에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88bp에 가깝게 올랐다.
이후 CDS 프리미엄은 하향 안정화되는 듯했지만 지난 6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을 연내 시작할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6월 24일(121.16bp) 연중 최고점까지 치솟았다.
'버냉키 쇼크' 이후로 CDS 프리미엄은 크고 작은 범위의 등락을 거듭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하향 안정세를 보였고 지난달부터는 줄곧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의 배경과 유사한 맥락으로 한국의 CDS 프리미엄 하락세가 국내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록 정부의 개입으로 달러·원 환율이 추가로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원화에 대한 외국인의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만약 한국의 부도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다면 원화의 가치는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를 포함한 한국 경제의 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자 외국인이 한국의 부도 리스크를 낮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CDS 프리미엄은 한국 정부나 기업이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부도 보험료' 개념이므로, CDS 프리미엄이 하락하면 정부와 기업이 외화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이재형 동양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볼 때 CDS 프리미엄이 바닥까지 내려간 뒤에는 가격 부담이 생겨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