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태양활동 기존틀 벗어나…흑점 반감 자기장 약화

11년 주기의 태양활동 극대기인 올해 들어 잠잠하던 태양 흑점 활동이 지난달부터 활발해지긴 했지만 예상치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며 태양 자기장은 200년 만에 가장 약한 상태라고 월스트리트 저널 온라인판이 11일 과학자들을 인용 보도했다.

태양은 자전하면서 거대한 자기장을 만들어내는데 자기활동이 특히 강해 태양 폭풍을 일으키는 영역이 흑점으로 나타난다. 때로 흑점의 크기는 지구보다 클 때도 있다.

과학자들은 과거 기록에 근거해 올가을 태양이 이른바 `태양활동 극대기'(solar maximum)의 폭발적인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본의 태양자기장 관측 위성 히노데의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조너선 서튼 박사는 이 정점이 "지극히 밋밋하다"고 말했다.


NASA의 태양 물리학 연구 분야를 이끄는 데이비드 해서웨이 박사는 "200년 이래 가장 약한 흑점 활동"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앞으로 10년간 이어질 활동 감소의 시작인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11년에 한번씩 남극과 북극이 바뀌는 자기장 역전마저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이상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기장 역전 과정에서 태양 양극의 자기장은 약해져 `0'까지 떨어졌다가 반대 극으로 다시 나타나는데 이번 사이클에서는 주기적 패턴에서 벗어나 태양의 북쪽 자극(磁極)이 이미 1년 전에 뒤집어져 남쪽 자극과 같은 극성을 갖고 있고 이 때문에 두 역전 현상의 간격이 평소보다 길어졌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뜻밖의 것으로 받아들일 뿐 우려하지는 않는다. 이들은 관측 자료를 근거로 태양의 남극이 다음 달이면 극성을 바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학자들이 이상하게 여기는 것은 이뿐이 아니다. 흑점 역시 예년보다 수가 훨씬 적고 활동도 저조하다는 것이다.

물론 태양이 아주 잠잠하지는 않아서 10월 중엔 하루 최고 5번씩 거대한 대전 입자 흐름을 우주로 방출했고 지난주에도 다시 폭발을 일으켰지만 이는 이전의 극대기 활동에 비하면 미미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지난번 극대기 부근이었던 2003년의 태양폭풍은 우주 관찰 이래 가장 큰 것이었다. 이 태양폭풍의 대부분은 다행히 지구를 피해 갔지만 일본의 위성 하나가 파괴됐고 우주선 승무원들은 우주정거장으로 대피했으며 GPS 장애로 알래스카 주변 해역의 석유 채굴이 중단되고 미 국방부는 군사 작전을 취소해야만 했다.

과학자들은 주기적 패턴에 따라 태양 활동이 앞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태양풍도 점점 줄어들 것이라면서 이는 지구 대기권 상층부 온도가 낮아지고 위축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태에서는 위성들에 가해지는 항력이 줄어들어 위성의 수명이 늘어나게 되고 우주선 승무원들도 방사선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된다.

일부 과학자들은 태양이 1940년대부터 유난히 극심했던 활동을 쉬고 보다 정적인 `정상' 상태로 돌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구 온난화도 다소 완화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측된다. 태양 자기장 활동 감소로 지구에 쏟아지는 태양빛이 0.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태양 에너지 감소는 인류가 지난 100년 동안 온실가스와 매연 등으로 올려놓은 지구 온도를 상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