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당사국은 열흘 뒤인 오는 20일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은 이날 새벽 "이번 제네바 협상에서 논의에 진전이 있었으나 끝내 합의를 끌어내진 못했다"며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추가 회담이 진행될 것이라며 "추가 회담에서는 합의가 도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추가 회담이 오는 20일 재개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애슈턴 대표는 "(이번 협상에서) 강도 높고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졌으며 구체적인 진척도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다시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도 핵협상이 타결에 이르진 못했지만 "전혀 실망스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리프 장관은 "이번 협상은 논의를 위한 기초를 닦은 좋은 회담이었다"며 "다시 모이는 자리에선 합의를 도출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역시 "협상국들이 이견을 좁혔을 뿐만 아니라 유의미한 진전을 이뤄냈다"고 호평했다.
그는 성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란 핵협상을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며 "오랜 기간 반목해온 국가들이 신뢰를 쌓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도 "아주 구체적이고 긴 협상이 진행됐다"며 "하지만 시간을 낭비한 것은 아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모두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유엔 안보리 결의 등에 포함된 요구사항들에 기초해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조건들을 합의로 결정하기 위한 공동 작업의 기초가 놓여졌다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회담 참가자들 모두가 단계성과 상호성의 원칙에 기초해 이란 핵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면서 이는 러시아가 오랜 기간 제안해왔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상에는 케리 국무장관과 라브로프 외교장관 등을 비롯해 각국의 최고위급 외교 인사들이 집결하면서 이란 핵문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낙관론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프랑스가 합의안에 우려를 제기한데다 이스라엘이 이번 핵협상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결국 최종 접점을 찾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파비위스 장관은 회담에서 나온 합의안에 대해 "초기 문구와 비교했을 때 몇몇 부분이 불만족스럽다"며 좀 더 강도 높은 규제를 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주요 당사국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P5+1)은 이날 발표가 있기 전 막바지까지 타결을 보기 위해 애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한 서방 외교관은 9일 밤 "합의를 위해 강도 높은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 협상에선 이란이 최대 6개월까지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조건으로 P5+1이 이란 경제를 압박해온 금융 제재 일부를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