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전월세 가격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고, 유윳값과 택시요금이 인상되는 등 가격이 오른 품목도 적지않아, 최근의 저물가 기조는 서민들이 체감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있어보인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달 보다 0.7% 상승해 9월(0.8%)에 이어 두달 연속 0%대 물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수치로만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를 기록한 1999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같은 저물가 현상은 지난해 고공행진을 했던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분석자료를 통해 "태풍 영향 등으로 작년 9~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것이 올해 9~10월 물가가 0%대를 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 지난해 태풍이 몰고 온 기저효과..이번 달로 끝나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10월에는 5.9%나 상승했으나, 지난달에는 반대로 5.4% 떨어져 물가 상승을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선식품 지수의 경우 지난해 10월에 12%나 급등한 기저효과에 힘입어 지난달에는 지수가 11.1% 급락했다.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석유류 가격도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5.1% 하락해 0%대 저물가 기조에 한 몫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과 10월, 태풍이 몰고 온 가격급등의 기저효과는 올해 10월로 끝날 것으로 보여, 0%대 저물가 행진도 이달에는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가격 등락이 심한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이후 줄곧 1.5~1,4%를 유지해 큰 변동이 없었다. 따라서 11월에는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물가상승률도 다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이 0%대로 내려앉았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인 하락세를 보였다고 하지만, 전월세 가격은 매달 상승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10월 집세는 전 달에 비해 0.2% 올랐고, 1년 전에 비해서는 2.6% 상승했다.
또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할 때 우윳값이 11.5%, 택시요금이 15.3% 급등했고, 도시가스와 전기료 인상 효과도 여전히 가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유가 변동이나 기상악화 등 공급 측 요인이 불안해지면 물가상승률은 다시 급등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