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과 3살배기 아들 둘을 둔 김 씨는 최근 어린이집에서 열리는 아이들의 할로윈데이 파티를 위해 가면과 의상을 구입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김 씨의 아들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할로윈데이 파티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파티를 열 계획이라는 안내를 받았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면과 의상을 구매하는 것도 모자라 아들이 먹을 과자 등 간식까지 손수 포장해 손에 들려 보냈다.
김 씨는 "아이가 조르기도 하고 다른 엄마들도 옷을 사고 손수 간식까지 준비한다기에 귀찮고 부담스럽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다른 엄마들도 아이가 어린이집 가서 기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할로윈데이는 귀신을 쫓는다는 켈트족 신앙에서 시작된 미국의 행사.
대부분 유치원에서는 발렌타인데이, 빼빼로데이 등 각종 행사도 모자라 할로윈데이 같은 행사까지 열면서 그 부담은 고스란히 부모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할로윈데이의 상업주의가 아이들에게까지 통용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마트에 가면 할로윈데이와 관련해 1,000~2,000원대의 저가 소품도 있지만, 공주나 마녀, 영화 캐릭터 등을 흉내 내서 만든 의상의 경우 10만 원이 넘는 것도 수두룩하다는 게 엄마들의 설명.
이는 상업주의와 상술이 뒤따르는 서양 기념일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대전지부 관계자는 "굳이 따를 필요가 없는 서양 기념일을 따라가는 것은 유통업체의 배만 불리는 꼴"이라며 "무조건 유행을 쫓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