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지표의 부진으로 그 시기가 늦춰지긴 했지만 양적완화(QE) 축소 이슈는 여전히 시장의 이벤트로 남아 있다. QE 축소가 갖고 있는 영향력과 의미를 생각할 때 글로벌 경기 상황은 크게 3단계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첫째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박스권 내 등락이 반복되는 국면, 둘째는 채권매입 축소로 인한 충격으로 큰 폭으로 조정되는 국면, 마지막은 미국의 경기회복을 확인하면서 주식시장 상승과 눌려 있던 금리가 완만하게 상승하는 국면이다. 그렇다면 각 경로별로 어떤 투자전략을 세우는 게 좋을까. 국내 자산인 종합주가지수(KOSPI)를 예로 들어보자. 최근 코스피지수는 1800~2000포인트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3단계 국면 중 1단계에 해당한다.
문제는 QE 축소 시기는 예측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라 자산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충격 시 하락 레벨이 클지 작을지, 회복은 언제 일어날지, 회복할 때 그 기울기는 어떨지 등이 모두 불투명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적립식 투자는 위험을 상당부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수익률 기준으로만 본다면 선택은 쉽다. 자산 가격이 상승세를 탄다면 거치식, U자형이 예상되면 적립식 투자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에선 경로가 단순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실제 투자성과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적립식을 선택한다고 했을 때 투자기간은 어느 정도가 가장 적절할까. 투자 기간과 성과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ㆍ중국ㆍ일본ㆍ미국ㆍ브라질 5개국 주식과 원자재(금)ㆍ하이일드 등 7개 자산에 적립식 시뮬레이션을 구해봤다. 그 결과 투자기간과 성과 간에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가장 중요한 원금 손실 구간 역시 자산마다 달랐다. 결국 중요한 것은 투자 기간이 아니라 투자 기간 동안 자산가격의 경로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거다.
하지만 자산가격의 경로를 미리 짐작할 수도 없다. 투자 기간과도 무관하다.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적립식 투자를 2년 혹은 3년과 같은 일정 기간을 만기로 정해 투자하는 게 아니라, 일정 목표를 달성하면 환매해 재투자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래서 변동성이 높은 코스피 레버리지 지수를 활용해 실제 목표전환형 투자의 성과를 실험해봤다. 그 결과 8% 수익률을 목표로 수시로 환매한 후 다시 적립하는 전략은 2년 혹은 3년 만기마다 환매 후 재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