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현대판 노예국은 모리타니·아이티"

세계 노예 수는 2천900만명…"한국서는 1만여명 노예 신세"

아프리카 서부의 모리타니와 중남미 아이티가 현재 노예문제가 가장 심각한 국가로 꼽혔다.

호주의 인권단체인 워크프리재단(WFF)은 세계 162개국을 대상으로 강제노동, 아동노동, 인신매매 등 현대판 노예제 관행을 조사해 이런 내용의 '2013년 세계 노예 지수' 보고서를 16일(현지시간) 인터넷으로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서쪽의 소국 모리타니는 인구당 노예비율과 아동결혼·인신매매 수준을 합산한 '노예문제' 평균 측정치가 100점 만점 중 97.9점에 달해 조사 대상국 중 수치가 가장 높았다.


모리타니는 국민 380만명 중 약 4%(15만1천명)가 노예 상태로 일부 인권 단체에서는 이 나라 노예 비율이 최대 20%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모리타니의 노예제는 주로 조선시대 노비처럼 대물림되는 형태로 운영된다. 현지 정부는 노예와 인신매매를 금지했지만 국토 4분의 3이 사막이라 당국의 단속이 유명무실한 곳이 많다.

중남미 최빈국 아이티는 아동 노예인 '레스타베크'(restavek)로 악명이 높다. '함께 지낸다'는 프랑스어에서 이름이 파생된 이 제도는 농촌 어린이가 가난을 못 견뎌 다른 집에서 종살이를 하는 것이 골자다. WFF는 노예 상태인 아이티인이 인구 1천만여명 중 약 2%(20만9천여명)이고 노예문제 측정치는 52.26점으로 세계 2위였다고 밝혔다.

파키스탄과 인도도 문제가 컸다. 파키스탄은 아동 강제노동과 채무형 노동 등으로 자유를 잃은 사람이 210만여명(인구 1억7천900만명 중 1.1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12억명의 대국 인도는 성 인신매매, 강제결혼, 아동납치 등 착취 관행으로 1천390만여명이 고통을 받고 있다. 인도 내 노예 수는 전 세계 노예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동유럽 내륙국인 몰도바는 독일과 미국 등지의 성(性) 산업과 건설현장에 사실상 노예 신분인 인력을 대거 '수출'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네팔도 다른 나라로 이주한 근로자들의 인권유린·착취 문제가 극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프리카의 베냉, 코트디부아르, 감비아, 가봉도 노예문제 측정치가 최상위인 10대 국가에 포함됐다.

WFF는 전 세계 노예 수를 약 2천980만명으로 추산하면서 조사 국가 중 노예문제 측정치가 1.0점으로 최하위였던 아이슬란드에서도 100명 미만의 노예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WFF의 수석 연구원인 케빈 베일스(영국 헐대학교 교수)는 "조사 결과 영국이나 핀란드 같은 선진국의 노예도 해당 국가들이 당초 생각하는 것보다 6∼10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국은 전체 인구 5천만명 중 1만451명이 노예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노예문제 측정치는 2.32점으로 162개국 중 하위권인 137위였다. 북한은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국에 5만9천여명의 노예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미국은 노예문제 측정치가 2.77점으로 134위였다. 중국은 294만9천여명이 착취·억압 상태였고 측정치는 8.59점(84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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