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국방장관은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미국형 미사일방어의 핵심 무기인 SM-3 와 THAAD(사드)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SM-3와 사드 미사일은 요격 고도가 40킬로미터 이상으로, 남한을 겨냥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있어 종심이 짧은 한반도에서는 필요치 않기 때문에 국방 차원에서 고려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의 미국형 미사일방어 편입 논란에 국방장관이 나서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김 장관은 "한국형 미사일 방어는 15km이내에서 북한 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패트리엇 미사일 성능의 향상과 아울러 중첩방어를 위해 고도 40킬로미터에서 요격할 수 있는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장관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배경은 전작권 전환 연기의 댓가로 미국형 미사일방어 무기를 도입하려 했다는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이번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그런 논의가 일절 없었다"면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도 한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KAMD)과 미국 MD는 다르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형 미사일방어 무기가 도입될 경우 사정권에 드는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드는 탐지거리 2,000km 이상인 고성능 X-밴드 레이더를 갖추고 있어 중국의 미사일까지 탐지가 가능해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아울러, 미국 미사일방어 무기도입에 수 조원이 들어가는데 따른 예산의 한계와 국민들의 반대정서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드는 1개 포대에 2조원 정도로, 한반도 전역을 커버하려면 약 4조원이 필요하다. 김 장관은 "미국 미사일방어 무기를 도입하는 데 수 조원의 예산이 들어 전력화 가능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과연 공감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미국형 미사일방어 편입 가능성은 없는 것인가? 일본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에 편입했다. 미국은 한·미·일 삼각동맹으로 미사일방어체계를 완결지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탐지체계의 정보자산 공유를 위해 미국을 매개로 한·미 정보자산과 미·일정보자산의 삼각 연계 구축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한·일정보보호협정 체결은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김관진 장관은 "한·일 간 정보자산 공유를 생각지 않고 있다. 다음 세대, 먼 훗날 ,수 십년, 수 백년 지나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상황이 바뀌면 언젠가는 한·미·일 공동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현실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김 장관의 미국 미사일방어 선긋기는 여론을 의식해 한 발 뺀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당장 예산에 반영할 사안도 아니고, 주변국 반발과 수 조원의 예산부담에 대한 여론 악화를 의식해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미국형 미사일방어를 들이밀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