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학교, 해외 본교 로열티로 50억원 지원"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제주국제학교가 해외 본교로 수십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16일 국토부 공기업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로부터 받은 제주국제학교와 관련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개교 2년간 해외 본교에 50억이 지원됐다고 밝혔다.

◈ 변정일 전 이사장, 땜질식 처방으로 해외본교와 프랜차이즈 계약 체결

제주국제학교는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측근인 변정일 전 이사장이 ㈜해울의 대표이사까지 겸임하면서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밀어붙인 사업이다.

사업초기 투자유치가 열악한 상황에서 땜질식 처방으로 내놓은 것이 해외 본교의 브랜드를 프랜차이즈 계약 방식으로 빌려와 SPC라는 투자그룹이 학교를 건축하고, JDC의 자회사인 ㈜해울이 학교운영을 담당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제주국제학교는 올해 학교운영법인 ㈜해울이 설립이후 단 3년 만에 총자산보다 부채가 161억원이나 늘어나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또한 JDC는 자기자본의 70%가 넘도록 자회사인 ㈜해울의 채무를 지급보증하고 있어, 올해 들어 ㈜해울과 연계한 채무가 총 5,810억원으로 급증했고 부채비율도 176.4%로 크게 증가했다.

만약 ㈜해울이 부채를 갚지 못하면 국토부 공기업인 JDC가 지급보증액 3천억원 가량을 국민의 혈세인 국고로 대신 상환해야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제주국제학교는 계약에 따라 해외유명 사립학교의 브랜드와 교육시스템을 빌려오는 일종의 프랜차이즈 계약방식으로 매년 수업료의 4%인 로열티 뿐 아니라 추가적인 관리비용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본교 측에 지급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이같은 계약 조건으로 개교 2년간 제주국제학교 총 수업료 수입 577억원 가운데 50억원이 본교 측에 로열티와 관리비용으로 고스란히 넘어갔다.

노스런던컬리지에 있는 스쿨(NLCS) 제주는 개교 2년간 총 수업료 444억원 중 6%인 28억원을 영국 본교에 지급했고, 캐나다 브랭섬홀아시아 (BHA)는 개교 첫 해 수업료 수입 133억원 중 16%인 22억원을 캐나다 본교 측에 지불했다.

이같이 과다한 로열티 계약조건은 JDC가 학교유치가 어려웠던 상황에 떠밀려 본교 측이 제시하는 요구조건을 일방적으로 수용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BHA의 경우 ㈜해울이 계약한 세 학교 중 유일하게 계약 전에도 10.8억원의 로열티 지급을 규정하고 있으며, 개교 후 관리비용도 다른 학교보다 2배 이상 더 비싸다. NLCS의 경우에도 개교 전 관리비용 22.4억원으로 개교 후 관리비용의 5배가 넘고, 내년부터는 11.2억원으로 로열티를 3억원 가량 올려줘야 할 형편이다.

지난해 계약을 마친 미국의 세인트존스베리 학교(이하 SJA)의 개교도 ㈜해울의 재정적자를 이유로 2016년으로 1년 연기된 상태다. SJA의 경우도 불리한 계약조건은 기존 학교와 마찬가지여서 매년 10.3억원의 로열티와 관리비용을 미국 본교로 지급해야 한다.

◈ 불리한 계약조항 본교 측과 재협상해 로열티 낮추고 관리비용은 실비 정산해야

국회 예산정책처도 지난 7월 결산평가에서 ㈜해울 재정악화 원인으로 개교준비기간 투자비용이 과다함을 지적했다.

학생 수 부족으로 수업료수입이 적어 재정압박에 시달리는 판국에 설상가상으로 매년 각 학교마다 최소 11억원에서 최대 22억원까지 지급해야 하는 고정비용의 부담이 지나치게 과중하다.

특히 관리비용의 경우, 통상의 프렌차이즈 계약과 달리 경제적 여건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매년 고정금액을 선지급해야 하는 규정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경 의원은 "영국과 캐나다 앞으로 개교할 미국학교까지 본교 측에 지급하는 고정비용은 단기간에 해울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하고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본교 측과 불리한 계약조항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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