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MB 자전거 길' 대표적으로 불필요한 사업

규정 무시하고 지방 이양사업 지원, 중복·유사 사업도 수두룩

각종 국고지원금으로 추진 중인 재정사업 가운데 불요불급하거나 비효율적인 사업만 줄여도 향후 5년간 3조원의 예산이 절감되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7일 '세출구조조정 및 재정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며 각 부처가 추진 중인 주요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결과 불필요한 사업을 다수 발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꼽은 대표적인 불필요한 사업은 '자전거 인프라 구축사업'이다. 안행부와 기재부는 지난 2009년부터 총사업비 8,008억원을 투입해 지방도 주변에 자전거 도로를 구축하는 이 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는 지방이양사업으로 분류돼 '보조금법 시행령'상 보조금 지급 제외대상인데다, '국가재정법'상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인데도 이조차 실시하지 않고 추진됐다.

결국 감사원이 사업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비용이 과도하게 소요되고, 이용자 수(10개 구간 평균 교통량 시간당 10대 이하)도 턱없이 적어 타당성이 결여된 사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사례로 감사원은 문화부가 추진하는 '지방문화원 어르신 문화나눔봉사단 사업'과 산림청이 추진하고 있는 '임산물 상품화 지원 사업' 등 5개 사업을 꼽았다.

이들 사업 역시 자전거 인프라 구축사업과 마찬가지로 관련 법령에 따라 지방이양사업이어서 보조금 지급 제외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5년부터 모두 2,116억원의 국고보조금이 지원됐다.

유사·중복 사업도 다수 발견됐다. 기재부는 지난 2006년부터 오는 2017년까지 15개 국고보조사업에 2,764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거나 지원할 예정이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 유사·중복 사업에 예산이 지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강원도 인제군이 추진하고 있는 '용늪 자연생태학교 정비사업'의 경우 안행부와 문화부에 해당 지자체가 중복으로 예산을 신청해 각각 40억원과 20억원이 중복 지원됐다.

또, 구미시가 추진하는 '역사문화디지털센터 건립사업' 역시 문화부와 문화재청이 각각 160억원과 90억원의 보조금을 중복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문화부는 영양군이 추진하는 '두들마을 정비사업'에 2011년까지 이미 16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도 또 다시 2011년부터 같은 내용의 사업인 '음식디미방 조성사업' 지원 명목으로 202억원을 지원하는 등 부처내에서조차 같은 사업에 예산이 중복 지원되고 있었다.

감사원은 이밖에도 '국가영어능력시험 개발 및 운영사업', '새만금 대형풍력 시범단지 사업', '농지 매입·비축 사업' 등을 대표적인 불합리한 국가보조금 지원 사업으로 분류하고 관계기관에 시정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결과를 그대로 예산에 반영할 경우 향후 5년간 약 3조원 이상의 예산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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