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법무부와 검찰 등에 따르면 후임 총장이 임명될 때까지 당분간 검찰은 길태기(연수원 15기) 대검찰청 차창검사가 총장 직무대행을 맡는 형태로 지휘부를 운영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한상대 전 총장이 내분 사태에 따른 '검란'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에도 후임 총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김진태 당시 대검 차장이 직무대행을 한 바 있다.
법무부는 차기 총장 인선을 위해 조만간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를 위해 총장 후보를 추천위 검증을 거쳐 임명하는 방식은 2011년 9월 개정 시행된 검찰청법에 따라 도입됐다. 채 전 총장은 추천위를 통해 임명된 첫 총장이다.
추천위는 법무부 검찰국장과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법학교수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검사장급 이상 경력을 가진 검찰 출신자 등 당연직 위원 6명과 비당연직인 각계 전문가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어 외부로부터도 심사 대상자를 천거 받은 뒤 적격으로 판정된 후보군 3명 이상을 검찰총장 후보로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해야 한다.
법무부 장관은 추천 내용을 존중해 이들 중 1명을 총장 후보자로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고 대통령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장을 임명하게 된다.
차기 총장은 검찰 내부 관행이나 현재 검찰 고위직 인력 풀 등을 감안할 때 사법연수원 14∼15기 중에서 배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고검장급인 16기 중에서 일부가 검토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검찰 지휘부가 법원에 비해 매우 연소화돼 있다는 점과 검찰 조직의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채동욱 전 총장과 연수원 동기인 14기 또는 한 기수 밑인 15기 중심으로 검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법원에서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동기인 연수원 13기가 지방법원장도 아닌 고법 부장판사, 일선 지법 수석부장판사 등으로 재직 중이다.
검찰 고위직 인사들이 최근 몇 년 새 너무 일찍 조직을 떠난 탓에 전반적으로 연소화가 심해지면서 수사·기획 역량이 떨어지고 조직 불안정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현재 검찰 고위직 중 14기는 없으며 재야에서는 지난 4월 퇴임한 김진태(61·경남) 전 대검 차장 등이 거론된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에도 총장 후보 3명 가운데 한 명으로 추천돼 채 전 총장과 경합했다.
15기로는 길태기(55·서울) 대검 차장과 소병철(55·전남) 법무연수원장이 있다.
16기로는 고검장급 5명이 있다. 16기 총장이 배출될 경우 관행상 현재 지검장급인 7명을 비롯해 16기 12명 중 다수가 용퇴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16기 총장이 현실화될 경우 총장이 '조직 안정' 차원에서 동기들에게 남아주기를 당부하는 등의 형태로 지휘부를 이끌어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철저한 상명하복 체제인 검찰 생리상 자연스럽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최근에는 2005년 정상명 검찰총장이 취임할 당시 안대희·이종백·이기배 등 동기 5명이 조직 안정 차원에서 일정 기간 자리를 지켰던 전례 등이 있다.
지난해 말 한상대 전 총장의 퇴진 이후 약 10개월여 만에 다시 채동욱 총장이 사퇴함에 따라 후임 검찰총장은 누가 임명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