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조건없는 3자 회동 제안…입장선회 배경은?

여당내 압박+국정운영 차질 우려 등 복합적 작용 분석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여야 대표가 참여하는 3자회동을 통해 국정원 개혁 문제를 포함한 모든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여야대표 3자회동을 통해 국정전반의 문제와 현재의 문제점 등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화에 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3자 회담을 통해 국정 전반을 대해 여야가 모든 하고 싶은 국정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서 국민들이 가진 의구심과 정치권의 의구심을 털고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박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

이는 오는 16일 국회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3자 회동에서 민주당이 요구한 국정원 개혁 문제를 포함해 양측간 간극이 큰 모든 의제를 다룰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확한 의도와 논의될 의제가 추가 확인된 뒤 당의 공식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지만 회담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그동안 국정원 문제와 관련해 야당과 논의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 제안은 급격한 입장선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야당의 회담요구가 한창이던 지난 8월 26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선거에 활용한 적도 없다"며 "국정원 개혁은 벌써 시작됐다"고 밝혔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는 지난 7월초 야당의 국정원 개혁 요구에 대해 국정원 개혁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뜻을 밝히는 동시에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대통령사과 등 나머지 야당의 요구조건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청와대 역시 "대통령은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을 이루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는데 야당이 국정원 문제를 꺼내들어 정쟁을 벌이려 한다"며 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최근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파탄을 빚고 있는 정국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이 대승적으로 야당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주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이같은 입장선회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7박 8일간의 해외순방을 마치고 돌아오기 직전인 지난 11일 오전 최경환 원내대표는 "정치권과 대통령의 회담이 성사될 수 있게 백방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정몽준, 이재오 의원 등 중진들도 회담을 촉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순방을 떠나기 전부터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등이 국회정상화를 위해 회담이 필요하다는 뜻을 계쏙해서 전달했다"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와함께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 등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를 실행해 옮기기 위해서는 입법권과 예산심의권을 가진 국회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판단 역시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역임할 당시 통과된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야당과 합의없이는 주요 법안이나 예산안의 통과가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한 친박계 재선의원은 "국회 도움 없이는 예산안 통과를 비롯해 국정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이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는 것을 국회의원을 오래한 박 대통령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정국 파행으로 인해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는다면 그 책임의 최종 목적지는 국정운영의 책임자인 박 대통령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는 점 역시 이번 입장 선회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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