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해안침식의 현주소와 문제점, 대안을 진단하기로 하고 두 번째 순서로 갈수로 심각해지는 해안침식의 실태와 원인 등을 짚어봤다.
동해안 해안침식은 백사장과 해안도로 유실을 비롯해 해안가 상가와 주택가까지 위협하며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강릉 주문진 소돌해변의 경우 지난 2천10년에만 해안도로가 2차례나 유실됐으며, 현재 삼척 원평해변은 70여미터에 달하는 백사장이 사라지고 심지어 주택가까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최근 3년 간 동해안 41개 주요 해변의 침식을 모니터링 한 결과 침식 대응사업이 필요한 심각지역(D등급)은 지난 2010년 15곳에서 2011년 18곳, 지난해에는 22곳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3년 연속 D등급을 받은 지역은 속초 장사동과 영랑동, 강릉 소돌과 영진, 안목 등 모두 12곳으로 이곳의 침식상황은 주민들의 생활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강원대 해양건설시스템공학과 김인호 교수는 "동해안 전역에서 해안침식이 발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해안침식이 갈수록 강해지고 피해면적도 광범위하게 확산산돼 보다 체계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안침식은 그동안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너울성 파랑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돼 왔다.
하지만 최근 심각한 문제가 야기된 것은 무분별한 해안가 난개발 등으로 침식의 강도가 훨씬 높아지면서 백사장과 해안도로 유실, 상가와 주택가 침범 등의 피해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동대 토목공학과 김규한 교수는 "방파제와 해안옹벽, 해안도로와 같은 해안구조물이 해류의 흐름을 변화시키거나 너울성 파랑의 에너지를 증가시키면서 보다 강한 침식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대 산학협력단이 침식영향인자에 따른 침식유형을 분석한 결과 고파랑 등의 해양기후변화를 비롯해 방파제와 해안옹벽, 해안도로와 같은 해안구조물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실제로 속초항과 궁촌항의 경우 방파제 시설이 들어서면서 인근지역의 해안침식이 급속도로 진행된 것으로 분석됐으며, 해안도로나 옹벽 등이 들어선 대부분 지역에서도 해안침식의 강도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인호 교수는 "해안침식은 하나의 자연현상으로 해류의 흐름에 따라 침식과 퇴적을 반복하며 자연적으로 복구되는 경향이 컸기 때문에 과거에는 크게 심각성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하지만 "해안가 난개발로 인해 갑자기 없던 곳에 방파제와 같은 해안구조물이 생기면서 해류의 변화 등으로 침식의 피해가 커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안침식 피해지역 대부분이 대규모 예산 등을 이유로 체계적인 정비보다는 땜직실 처방수준에 그치면서 언제 또다시 쓸려 나갈지 모르는 상황이다.
해안침식이 일어난 대부분 지역에서는 모래포대를 쌓는 양빈작업과 사석설치, 잠제건설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는 응급복구에 그칠 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관동대 김규한 교수는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복구사업은 나중에 더 큰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규모 예산이 소요된다 하더라도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형인 해안침식은 지역의 난개발과 이상기후 등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보다는 땜질식 복구에만 급급하면서 해안가 주민들의 터전이 언제 사라질지 모를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