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독일 빌트등 외신은 독일 앙헬라 메르켈 총리의 다하우 나치 강제수용소 방문에 대해 보도했다. 과거 독일 총리들이 강제 수용소들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상징성이 큰 다하우 수용소를 공식 방문한 총리는 메르켈 총리가 처음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오후 뮌헨시 인근의 나치 강제수용소 였던 다하우 수용소를 찾아 헌화 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메르켈 총리는 연설문을 통해 "다하우는 비극적이게도 강제 수용소로 유명하다"며 "이곳 수감자들의 운명을 떠올리면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으로 가득 찬다"고 말했다.
또 "이곳은 독일이 인종과 종교, 성별 등의 이유로 사람들의 생존권을 빼앗고 얼마나 극단적으로 치달을 수 있는 지를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인 대다수가 당시 대학살에 눈을 감았고 유대인 등 나치 희생자들을 도우려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이번 방문은 "역사와 현재의 다리가 돼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것" 이라고 전했다.
이날 메르켈의 방문은 과거 이곳 수용소의 수감자였던 막스 만하임(93)씨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메르켈 총리의 방문에대해 독일 야당은 "다음달 예정된 총선의 유세와 결부했다"며 비난했지만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은 "역사적"이라며 크게 반겼다.
한편 다하우 수용소는 나치 독일의 강제 수용소로서 독일에 최초로 개설된 곳이다. 이 수용소는 남부 독일의 뮌헨 북서쪽 약 16킬로미터 떨어진 다하우라는 중세풍 마을 근처에 버려진 군수품 공장의 대지에 세워졌다.
이곳에는 30개국 이상 20만 명의 죄수들이 수감되었고 그중 1/3 이상은 유대인이었다. 또한 약 2만 5천여명의 죄수가 죽었고 보조 수용소에서도 약 1만명 이상이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다하우 수용소는 당시 가장 악명 높았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함께 나치 강제 수용소의 상징이 되었다.
과거사를 깊게 반성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메르켈 총리의 행보와는 달리 일본의 아베 총리는 피해자들을 위로하기는 커녕 전범을 추모하고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대비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종전 기념일인 지난 15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는 대신 개인 비용으로 공물을 헌납했다.
또한 전몰사 추도식에서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과 전쟁을 다시 하지 않겠다는 반성의 메시지도 삭제했다.
아베 총리는 전몰사 추도사에서 "역사에 겸허하고 배워야 할 교훈은 깊이 가슴에 새기겠다"고 밝혔으나 지난 1994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 이후 20년동안 역대 총리들이 천명했던 "아시아 제국의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긴 데 깊은 반성과 더불어 희생당한 분들께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는 반성의 메시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국회 답변 과정에서 "침략의 정의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일본의 과거 침략 사실을 부정하는 역사 인식을 드러내 한국, 중국등 주변국의 강한 반발을 자초한 바 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라는 말처럼 두 총리의 사뭇 다른 역사관과 행보가 주변국들은 물론 국제사회에 앞으로 어떤 파장을 몰고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