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진하·조명철, 민주당 박남춘·전해철 의원 등 열람위원 4명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날 오전 성남 국가기록원을 나흘째 방문해 최종 검색작업을 실시했으나 끝내 대화록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황진하 의원은 "문건수 확인, 용량 확인, 검색어 이용한 목록 검색, 전수조사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최선을 다했으나 회의록을 찾지 못했다"면서 "따라서 국가기록원에서 (대화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여야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했다.
여야는 당초 이날 열람위원 10명 전원이 국가기록원을 찾아 최종 확인작업을 할 예정이었지만 전날까지 전문가를 대동한 검색작업에서도 대화록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대표 열람위원 4명이 확인하는 것으로 최종 확인을 대체했다.
여야가 ‘대화록 부재’로 최종 결론을 내림에 따라 대화록이 사라진 진상 규명을 위한 검찰이나 특검 수사 요구와 함께 책임소재를 둘러싼 여야 공방도 격화될 전망이다.
이날 국회운영위에 보고할 최종 결과를 놓고 여야 열람위원들이 극명한 입장차를 보인 것은 그 전초전이었다.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는 '대화록은 없다'로 하자는 새누리당 측과 '대화록을 찾지 못했다'로 해야 한다는 민주당 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2시간이나 개의가 지연됐다.
새누리당은 참여정부가 대화록을 폐기했다고 보고 검찰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초(史草)가 실종된 중대한 국기문란 사태"로 규정했고 유기준 최고위원도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경위를 밝히고 책임자를 엄히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이 없애지 않았냐고 하는데, 보관 및 접근방식을 보면 가능성 없는 억지성 떼쓰기용"이라며 참여정부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지원(e-知園)' 사본이 보관된 기록원 내 특수서고의 봉인 해제와 무단 접속 사실을 들어 이번 사태를 이명박정부의 '기록관 게이트'로 명명하며 맞불을 놓았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가기록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이른바 '버뮤다 삼각지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고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번 '기록관 게이트'를 보면 'NLL 작전'의 뿌리가 깊고 넓고 오래됐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신 최고위원은 "이제는 책임자를 가려내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할 수순으로 들어가있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국가기록원장에 대한 고소·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이번주부터 본격 가동되는 국정원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이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증인 채택도 강하게 요구했다.
민주당은 또 진상규명을 맡을 사법기관도 검찰이 아닌 특검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