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침수피해 대응, 2년전 산사태와 '닮은 꼴?'

침수원인 '자연재해' 치중 모습, 피해주민 불신 키워

2011년 7월 27일 발생한 춘천 천전리 산사태. 구조대원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국립방재연구소에 따르면 6시간 연속 강우량 261mm는 6천년만에 한 번 올까 말까한 비라고 했다. 그 어마어마한 비가 지난 7월 27일 춘천에 내렸고 결국 산사태까지 몰고 와 초등학교에 봉사를 온 인하대 학생 10명과 일반인 3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가는 참사가 발생했다'

'시민 최모씨는 "대학생들의 순수한 뜻은 높이 살 만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학생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이고, 누가 봐도 명백한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인데 유족들이 너무한 것 아니냐"고 했다' -춘천시정소식지 봄내 2011년 9월호 중-

2011년 7월 27일 13명의 안타까운 목숨을 앗아간 산사태 직후 보여진 이광준 춘천시장과 춘천시의 재난 대응책이 2013년 7월 또 다시 되풀이되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춘천시는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발생한데 대해 단시간내 춘천 전역에 내린 폭우영향이 컸다며 자연재난이 침수 원인이라는데 초점을 맞추는 보도자료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지난 18일 보도자료에서는 도심 침수 피해원인으로 단시간 내 지역전체 집중호우, 하수관 용량 초과, 공지천 머금 현상을 꼽았다.

정밀조사 작업을 거쳐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지만 주민들은 춘천시가 피해 발생 직후 침수원인을 자연재해로 규정하는데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4일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춘천시 약사동 한 주민이 젖은 가재도구를 쓰레기 수거함에 버리고 있다.
춘천시 운교·조운동 수해비상대책위원회 김봉옥 위원장은 "약사천 복원공사와 오우수관 분류화 사업지에서 물의 흐름을 막는 요인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는데도 무조건 자연재해로만 몰고가는 춘천시의 모습은 실망 그 자체"라며 "주민들의 아픔을 헤아리기 보다 책임을 피하려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춘천경실련 권용범 사무처장 역시 "예전 천전리 산사태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자연에 원인을 돌리는데만 춘천시가 급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 시가 점검해야하는 것은 재해 예방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됐는지 가동되지 못했다면 시스템의 보완점은 어떤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이광준 춘천시장은 천전리 산사태 유가족들로부터 2011년 사고 직후 원인규명과 사고 수습에 무성의해 1천원짜리 소송을 할 정도의 가치도 없다며 유족당 5백원씩, 총 8천 5백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5개월 뒤 법원의 화해 권고로 이 시장은 유족들에게 유감을 전했지만 이 시장과 춘천시정은 이미 신뢰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뒤였다는게 당시 내려진 평가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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