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산된 학습관리 시스템, 효율 떨어져
현재 온라인과 교실 '병행수업'을 하거나 100% 온라인 강의를 하는 대학들은 각각 다른 온라인 학습관리 시스템을 갖고 있다.
울산과기대는 매년 1억여 원의 사용료를 지불하고 미국 업체가 개발한 학습관리 시스템을 들여와 온라인·교실 병행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이스트는 에듀케이션 3.0 프로그램을 개발해 수업에 도입했고 영남대는 국내업체가 개발한 온라인 학습관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학습관리시스템이 제각각이어서 대학간에 온라인 강의자원을 공유하거나 온라인 학습을 활성화하는 데 일정 부분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온라인 학습관리 시스템을 표준화한 '통합 학습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
시스템이 개발되면 대학 온라인·교실 '병행수업'과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 운영하고 있는 대학이러닝지원센터 등을 본격 지원하게 된다.
특히 온라인 강의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수 있고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를 유통·관리하는 표준화된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교육부 이근우 교육정보통계국장은 "표준화된 시스템이 구축되면 보다 많은 대학이 온라인 강의 콘텐츠를 공동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통합 학습관리 시스템을 통해 수강자 각각의 학습행태를 분석해 수준별로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교수들이 개발한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각 대학이 공유하고 학습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 제작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일반인에게 무료로 서비스되는 대학 강의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온라인 통합 학습관리 시스템 개발에 4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예산 확보를 위해 현재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예산이 확보되면 내년에 시스템 구축을 마칠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말에 시범운영이 실시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4년제 대학에서 온라인 학습 활용이 주목받는 이유중 하나는 교육비용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학 등록금은 4.37% 인하됐고 장학금 확충액은 3,489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해는 고작 등록금을 0.46% 내리는 데 그쳤고 장학금 확충액도 949억원에 불과했다.
등록금을 인하한 대학은 줄어들어 인하액은 지난해의 7.5%, 장학금 확충액은 27% 수준으로 축소됐다.
대학들은 올해 등록금을 아주 소폭 내려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등록금 인하가 내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대학들은 "2009년 이후 등록금 동결 또는 인하로 실질등록금이 17% 인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준영 성대 총장은 최근 세미나에서 "대학 노력으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교육의 질과 경쟁력 저하로 파급될 국면에 놓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률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한 현행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교실 '병행수업'과 100% 온라인 강의 등이 앞으로 대학 등록금 문제 해결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온라인 수업이 확대되면 대학 입장에서는 교수를 추가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고 학교 강의실도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대학에서 지출하는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의 예산을 줄일 수 있어 등록금 인하여력이 생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온라인 학습과 수업을 활용한 교육형태가 대학에 널리 확산되면 등록금 추가 인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학수업의 변화와 맞물려 비싼 등록금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